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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un Aug 14. 2023

상징성의 기술

제 1장.


"병태야, 내가 준 500원 동전 챙겼지? 이따 PT 시작하자마자 클라이언트 인중에 정확하게 던져. 빗나가면 네가 죽는 거야."

영화 '싸움의 기술' 한 장면

앞에 한 말은 농담이다. 위 사진은 내가 좋아하는 백윤식 배우의 '싸움의 기술' 영화 중 한 장면이다. 병태는 찌질이였고 백윤식은 싸움의 고수다. 그런 백윤식에게, 맞는데 이골이 난 병태는 싸움의 기술을 배우게 된다. 기술은 간단했다. 상대의 급소를 노려라! 맷집을 키워라! 그 후 자신을 괴롭힌 일진들을 한 명씩 줘 패기 시작한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클라이언트 그리고 디렉터에게 까이다 보면 어떡하면 까이지 않을까 고민하게 된다. 주니어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까이지 않는 기술들을 기록하려 한다. 클라이언트 인중에 500원 동전 대신 상징성이란 속성을 던져라! 동전을 던지는 순간 진짜 죽을 수가 있다.


내가 주니어시절 디렉터는 항상 말했다. "네가 디자인한 의도를 모르겠어!", "PT때 이걸 내가 어떻게 설명해?" 그렇다. 나는 주니어시절 제안 PT때 심심치 않게 디렉터에게 까였다. 밤새 까이다 보니 맷집이 생겼고, 어디를 때리면 반응이 오는지 급소도 알게 됐다. 내가 말하려는 급소가 바로 디자인 싸움의 기술이다. 이번 글에서는 상징성이라는 기술에 대해 말하려 한다. 내 경험상 대부분 클라이언트 그리고 디렉터들은 무의미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디자인에 어떠한 상징을 적용했고, 그 상징이 시각적으로 어떤 표현 방식으로 구현 됐는가를 유심히 본다. 그렇다면 상징성은 무엇일까?





상징은 다른 말로
표현 방식의 구체성이다.





상징성이란?

상적인 사물이나 관념 또는 사상을 구체적인 사물로 나타내는 일. 또는 그 사물. 예를 들면 ‘비둘기’라는 구체적인 사물로 ‘평화’라는 추상적인 관념을 나타내는 것 따위가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

"시안에 의도가 보이지 않는데요." 제안 PT때 내가 자주 듣던 말이다. 의도가 보이기 위해서는 사전에 콘셉트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어떤 전략으로 보여줄지 고민이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상징성이라는 속성을 활용하면 좀 더 수월하게 의미를 담아 의도를 전달할 수 있다.




'i'가 애플의 상징이 된 이유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하고 처음 내놓은 제품이 iMac이다. 그런데 이 iMac이 원래는 맥맨(MacMan)이라는 이름이었다. 잡스는 그 이름을 좋아했지만 광고 마케팅 담당 켄 시걸은 그 이름에 질색했다. 켄 시걸은 소니의 워크맨 그리고 팩맨이라는 게임을 연상하게 한다며 맥맨은 최악이라는 의견 내놨지만, 잡스는 맥맨이라는 이름을 좋아했다.


그렇게 잡스는 켄 시절이 더 좋은 상징적인 이름을 생각해 내지 못하면 맥맨으로 출시할 기세였다. 켄 시걸은 애플 "i"의 창시자다. 그는 맥맨을 아이맥으로 바꿔 놓았다. 일단 iMac은 나는 맥이라는 의미가 형성 됐고, 'i'에 internet이란 상징적 의미를 담았다. 게다가 게임이나 휴대용 기기처럼 들리지도 않았다. 그 후 'i'는 애플의 상징이 되었다. iPnone, iMac, iPad, iPod 등 애플 제품의 고유명사가 되었다. 상징에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




브런치 '응원하기'에도 상징을 담는다면?

브런치의 응원하기 기능 덕에 이 시리즈의 글을 연재하게 됐다. 응원하기라는 키워드는 긍정적이고 작가와 독자의 교감을 담는다. 응원하기가 브런치의 상징이 되기를 바라본다.


나는 응원하기에 아이디어 하나를 더 보태려 한다. 바로 응원하기의 상징성을 더 강화하기 위해 좀 더 깊이를 파보려 한다. 응원하기의 키워드는 브런치 작가가 지속적으로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상징이며 동기다. 그럼 응원하는 과정은 어떠한가? 원하는 금액을 독자가 후원하는 방식이다. 나는 이 부분에 작가 그리고 독자의 상징적 교감을 더 강화하고 싶다.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작가가 글을 계속 쓸 수 있게 응원하기의 상직적 의미를 더 담을 수는 없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리서치를 해 본다. 나는 글을 쓰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커피와 위스키다. 그리고 독서, 책을 읽지 않고는 지속적으로 글을 쓰기란 어렵다. 그리고 위스키, 스티븐 킹은 와일드 터키라는 버번위스키가 없으면 글을 전혀 쓸 수가 없다고 한다. 실제로 그의 소설에서 와이드 터키는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리고 나는 독립 출판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이런 상징적인 키워드들을 응원하기 과정에 담는 다면 어떨까?


'커피 한 잔으로 응원하기', '책 한 권으로 응원하기', '위스키로 응원하기', '출판 지원으로 응원하기' 대충 생각해 본 상징적인 문장들이다. 이것들을 간단하게 시안에 적용해 보자.

응원 금액에 상징적 의미 부여

어떤가? 작가가 글을 지속적으로 쓰기 위해 응원하기의 상징적인 의미가 더 강화되지 않았는가? 단순한 금액이 아닌 금액에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 표현하면 더 설득력 있고 콘셉트가 강화된다. 위스키는 개인적인 기호이니 이해 바란다. 4가지의 상직적인(커피, 책, 위스키, 출판) 키워드는 리서치나 설문을 통해 더 논리적으로 선정할 수 있다.




디자인에 상징을 담아라!

나는 주니어 시절 아이콘, 비주얼, 텍스트 등 시각적 요소들을 표현할 때 의미 부여를 하지 못했다. 의미가 없으니 상징성이 없었고, 클라이언트나 디렉터는 내 디자인을 이해하지 못했다. 의도가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의도를 단번에 알 수 있는 디자인이다. 그 의도가 목적에 부합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디자인이다. 디자인을 하기 전에 필요한 것은 기획이다. 프로젝트 목적에 맞는 디자이너의 생각과 시각적 표현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디자인 기획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표현하고자 하는 상징이 갖는 속성을 이해하고 그 속성이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와 부합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시각적으로 상징을 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 이유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고 그 결과가 공감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민하고 찾아라 그럼 무조건 아이디어는 나온다.





참고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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