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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둥둥 Apr 08. 2024

어떤 사람을 만나야 행복할까?

’나는 어떤 사람인가‘ 먼저 고민해보기


신동엽이 짠한형 유튜브에서 한 말 중에 정말 와닿았던 게 있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지만 연애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이야기다.



어릴 땐 ‘어떤 사람이랑 결혼해야 행복할까?’처럼 상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결혼을 할지 말지 진지하게 생각을 하려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알아야 한다.


’너는 진짜 어떤 사람이야?‘

‘(상대방을 위해서) 그런 것들을 감수할 수 있어?’

‘이런 걸 조금씩 이겨낼 수 있어? 아니면 이겨내는 척 속으로는 이것 때문에 짜증 내는 사람이야?’

‘너는(뭔가) 고쳐질 수 있을 것 같아?‘

‘조금씩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

자기 자신과 이런 부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나눠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스스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행복해질지를 알게 될 것이다.



신동엽의 영상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새로운 사람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헤어졌다. 대화할 때 티키타카가 잘 맞는 사람이기도 했고 경제적인 가치관도 잘 맞고 편안한 사람이라 점점 호감이 생겼었다.


그와 썸을 탈 때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지 물어봤었다. 그는 그렇게까지 약속이 많지 않은데 그즈음에 술약속이 몰려서 그런 것이라고 말을 했었고 나는 그 말을 믿었었다. 그러다 술약속이 원래 많은 사람인 걸 알게 된 후 여차 저차 해서 술을 적당히 먹고 몇 시 전에는 집에 가는 것으로 합의점을 찾았는데 평일에 적으면 두 번, 많으면 네 번씩 동료 혹은 친구와 술을 먹는 모습을 보고 점점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담배 피우는 것도, 술약속이 많은 것도 싫어하는 사람인 내가 그 모든 것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지금 여기, 현재에 집중해서 남자친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해 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더라.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중간지점을 맞춰가 보로 했고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 고마움도 느꼈지만 마음 한 편에는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지속적으로 들었었다.


내가 싫어하는 걸 상대가 좋아하고, 상대가 좋아하는 걸 내가 싫어하니 우리는 잘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그를 감당할 수 없고, 그도 나 때문에 좋아하는 걸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별을 고했다.


이전 연애에서는 한 번도 술을 먹는 것에 대해 싫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알아서 적당히 먹고 일찍 들어가거나 밤새 놀더라도 그 빈도가 현저히 적었던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었으리라.


지금 와 생각해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함께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술, 친구 문제를 감수할 수 없는 사람이고 삶의 결이 어느 정도는 비슷한 사람과 만나야 행복할 수 있다고 느낀다. 10중에서 9가 잘 맞는다고 해도 안 맞는 부분인 1이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면 그 관계는 지속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사실 이십 대 마지막에 만났던 사람과는 잘 맞는 게 많았기 때문에 성격이나 습관 등을 크게 맞출 것이 많지 않았다. 그는 내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회사 동료들과 적정한 관계를 유지하고 술약속은 동료들과 회식 아니면 동성 친구들뿐이었다. 혹여나 동성 친구들과 늦게까지 이어지는 술자리가 있더라도 알아서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시키지 않아도 항상 전화나 메시지로 누구와 무엇을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었다.

평일 퇴근 후에는 자기계발을 한다고 온라인 강의를 듣거나 운동을 하거나 쉬는 건강한 사람이었다. 생활이 반듯했고 하루가 굉장히 투명했다. 나또한 그런 생활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과 만났을 때 행복감과 안정감을 충분히 가졌던 것이다.


고로 나는 하루가 투명한 사람(언제 어디서 뭘하고 누구를 만나고 언제쯤 들어갈지 너무나도 예측 가능한 사람)이고, 상대도 그런 사람이면 잘 맞는 대상인 것이다. 상대가 그럴 의도가 없을지라도 불안하게 하는 것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처럼 하루가 투명한 사람을 만나야 행복할 것임을 이제는 안다. 사람마다 모두 각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잘 맞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를 만남에 있어 자신만의 기준을 두고 수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아는 일은 이렇게나 중요하다. 사랑과 존중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사람이라면 더더욱 필요한 삶의 지혜일 것이다.




*연재는 매주 월요일에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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