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와 후회의 반복 속에서
"여보 청소기 돌리고 나면 고맙다고 말해줘."
"..."
"루이가 나 청소기 돌리는 걸 점점 안 좋아하네."
"왜? 안 좋아해?"
"여보가 상상해 봐요."
아침 어린이집을 보내기 위해 준비를 하며,
청소기를 돌리다 잠깐 나눈 대화로부터 오늘 하루가 시작됐다.
청소가 끝나고
서로 나누는 고마움을 통해
그저 시끄럽기만 한 청소기가 뭔지 모르는 루이에게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아내는 '상상해 보라'는 나의 퉁명스러운 말로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
솔이를 안고 마당으로 나오는
그녀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루이가 왜 그런지 생각해 보자는 뜻이었어.'
마음속으로 생각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차를 타고 어린이집 앞에서
루이 솔이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질 때까지 한마디 말이 없었다.
아이들을 보내고 차에 타자마자,
"각자 시간을 좀 보내야겠어."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날,
아내는 거실과 옷장을 박살내고
아이 둘을 안고 있는 나에게 주먹질을 하고
돈이나 차키를 내어놓으라며 위협했다.
그렇게 그녀는 가정폭력과 손괴(기물파손) 죄로 입건되고
그날 그녀가 집을 떠난 후
다시 돌아온 지 일주일 만에
오늘, 그녀는 또다시
일방적 이혼 통보를 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전기 신호가
찌릿하게
가슴에서부터 시작해
정수리까지 타고 올라왔다.
'난 왜 그녀를 받아주었는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이런 찰나의 순간에는 더욱 침착해야 한다.
쉽지 않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지만 말이 앞선다.
"이혼 통보가 당신에겐 습관적 일지 몰라도
나에겐 무거운 단어야.
제발 깊이 생각하고
말을 해줘."
그녀는 차에서 내리며
또다시 이혼 통보를 한다.
차를 타고 이리저리 방황하다
명상센터를 향한다.
"글은 왜 자꾸 쓰는거야. 읽는 사람 있어?"
"..."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읽는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세요.
-25.1.16 친구와 대화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