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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빚는 영양사 Jun 02. 2024

열무가 맛있다는 건 여름이 온다는 증거다.

열무비빔밥

잡곡밥 1공기, 어린잎 새싹 1줌

열무김치 쫑쫑 썰어 2.5큰술, 고추장아찌살사 1큰술

참기름, 통깨 적당량


위에는 어제 먹은 열무비빔밥

너무 맛있어서 2그릇 먹을려다가 참았다.


둘 다 무설탕 요리, 감미료와 조미료를 대신 할 채소를 잘 찾으면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오늘은 단호박 넣은 두부된장찌개와 함께 먹었다.


어제는 남편이 남기고 간 토마토샐러드를 해치우기 위해 열무비빔밤에 넣고 쓱쓱 비벼먹었다.


남편이 남기고 간 샐러드는 새싹채소에 그냥 방울토마토, 스테비아 방울토마토가 반반 섞인 것.


아무 드레싱 없이도 열무김치와 만나니 감칠맛, 새콤한 단맛이 나는 게 의외로 잘 어울렸다.


난 고추장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텁텁하거나 끈쩍끈쩍한 맛 때문이다. 들척지근하면서 밀도 높은 질감에서 느껴지는 농밀한 짠맛도 별로다.


된장처럼 짜면서 다른 감칠맛, 쿰쿰한 맛까지 싹 감돌면 좋은데.

찐득찐득해서 맛조절도 어렵고 조금만 넣어도 너무 달거나 너무 짜거나. 내 입맛엔 '이게 뭥미?'가 된다.


그렇다고 청양고추처럼 깔끔한 매운맛도 아니다. 꽃향기 돌 듯 시원하면서 매콤한 향기의 산뜻한 매운맛. 고추장엔 그런게 없다.


그래서 고추장대신 내가 얼마전 만들어 두었던 고추장아찌 살사를  넣어 봤다



https://brunch.co.kr/@deuny/689

https://brunch.co.kr/@deuny/690

파프리카나 토마토를 박스단위로 싸게 사면 꼭 집에 만들어 놓고 우리집 장이나 발효식품(?)처럼 먹는다.


새콤한 레몬즙을 넣으니 쉽게 상하지도 않고, 청양고추, 후추가 그 역할을 돕는다.


여기에 넣은 채소들은 고추장아찌의 짠맛을 흡수하면서 염도도 떨어뜨리고, 자연스레 장이나 소스를 대신할 좋은 건강식품이 된다.

고추장아찌에서 올라오는 깊은 맛과 감칠맛. 아무간을 안 해도 은은히 퍼지는 이 짠맛은 주변 재료들과 잘 어울려논다.


살사에 넣었던 청양고추가 뒷끝에 따라오는 매콤함을 뒷받침해준다. 여기에 넣었던 양파, 스테비아 토마토는 고추장의 단맛을 대신하는데 제격이다.


남편이 남겼던 스테비아 토마토도 한알씩 터지면서 묵직한 단맛을 이끌어 낸다. 밥과 안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고추장처럼 매콤함, 짠맛과 어울리며 제 역할을 다 한다.

살사에 넣었던 파프리카가 지나친 짠맛을 머금으며  산뜻함과 신선함을 남긴다. 여기서 느꼈던 채소의 다채로운 맛들은 끝내 언어로 다 남기지 못 할 것이다.

 

비빔밥의 완성은 깨와 참기름. 향만 나도록 쌀짝 한바퀴 돌려주면 모든 게 하나가 된다.


고추장 대신 넣은 고추장아찌살사. 토마토가 남기고 간 다채로운 맛에서 열무의 아삭거림, 새싹의 싱싱함이 춤을 추다 간다.


은은하게 감춰져있던 레몬의 향, 새콤함은 파프리카와 함께 감칠맛이 되어 돌아온다.


시원한 향, 깔끔한 맛이 열무김치의 맛을 더 돋운다.


열무비빔밥이 맛있다는 건 여름이 온다는 증거다.


#열무비빔밥 #에세이 #푸드 #여름 #살사 #시원함 #레시피 #혼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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