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차 교사, 세 아이 엄마의 솔직한 집공부 생존기
사립초등학교 교사로 일한 지 17년, 지금은 초등 2,4,6학년의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제 아이들은 모두 제가 근무하는 사립초에 다니고 있습니다. 남편도 사립초 교사로, 남들이 보기엔 제법 '이상적인 부부 교사'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저희라면, 집공부쯤은 쉽게 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실 수도 있겠어요. 아이들도 가끔 말합니다. "엄마, 00이 엄마가 그러는데, 우린 엄마 아빠가 선생님이라서 공부 다 가르쳐주니까 좋겠대요."
그럴 수 있죠. 가르칠 수는 있습니다.
저희도 똑같은 직장인이고, 아이 셋을 키우는 맞벌이 부모입니다. 아침엔 우당탕탕 출근과 등교로 바쁘고, 학교에서는 학교와 나를 일체화해 몸과 마음을 쏟아붓습니다. (심지어 10시간 근무) 파김치가 되어 퇴근하면, 곧장 싱크대로 향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공부, 준비물, 감기기운이 있으면 약, 다음 날 입을 옷을 신경 씁니다.
그래도 저희 부부가 초등 교사라, 중고등과정이면 모르겠지만 초등 과정을 위해 차마 사교육은 못 시키겠고, 사교육비를 지불하는 게 용납이 되지 않는달까요? 또, 연구자로서의 믿음도 있었습니다.
초등 공부는 집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오히려 집에서의 자기주도 학습 경험이 더 중요하다.
선행보다는 현행과 심화가 탄탄한 바탕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해보기로 했습니다.
집공부의 장점은 많습니다. 아이들의 학습 과정,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학원을 오가는 시간과 에너지가 들지 않으니 아이들이 좀 더 쉴 수 있습니다. 부모가 라이딩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보강 잡을 필요 없이, 가족 여행이나 일정에 맞춰 공부 시간을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집공부는,
돈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초등교사 엄마인 저에게도, 집공부는 자주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이 연재를 통해 그 '힘듦'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인생에서 만나는 수많은 난관들과 어려운 문제들은 결국 내가 풀고 직면해야 하지만, 누군가 먼저 겪었다면 조금 여유가 생기잖아요. 집공부 시키기를 시도해 보려는 분들이, 제 글을 통해 앞으로 만날 난관 중 한 두 가지라도 '예상가능한 범주'안으로 넣을 수 있기를, 그래서 예상했기 때문에 조금은 너그럽고 마음의 여유가 있기를 바랍니다. 또 학원을 보내더라도 부모님께서 자녀의 공부와 학습에 대해 조금 더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학원이나 과외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희가 교사 부부 맞벌이라서 그렇지, 맞벌이 가정에서 학원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글 속의 등장인물들—
집공부를 통해 조금씩 자라 가는 우리 아이들과, 그 곁에서 흔들리며 함께 성장하는 저희 부부에게도
작은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악플은 사양합니다. 악플도 관심이라는 말도 있던데 차라리 무관심을 부탁드려요. >_< 악플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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