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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정 May 27. 2024

록카쿠 거리의 된장 파는 가게(맛의 여행)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47

록카쿠 거리의 된장 파는 가게

(맛의 여행)

    

요즘에 미소된장국에 좀 꽂혀서

된장 좀 사볼까 하고 들어가 보니

일본지역을 대표하는 된장들이

냉장고에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다.


어찌하여 콩은

이리도 다양한 색과 맛을 내는 걸까?

맛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경험'인지도 모른다.


콩의 맛들은 오랜 여행을 했다고 다.

섬의 남쪽, 북쪽 어디에서 왔고

해와 달과 별들의 공손한 인사를 받았으며

몇 번이나 큰 태풍과 지진도 견뎌냈고  

콩을 따고 삶고 메주를 쑤며

사람들이 하는 푸념과 기도를 들었으며

이 기다림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면서.


네모 반듯하게 자리 지키고 앉아서

저마다의 긴 사연을 쫑알쫑알쫑알.

나 처음 독일에 살러 갔을 때

독일어학원에 얼굴색이 조금씩 다른 

수십 명의 이민자들처럼.


색깔만 보고 맛을 상상해서 몇 가지 사 왔다.

어쩌다 여행온 나를 만나 한국으로 독일로

몇몇 맛은 나를 따라 여행을 계속할 참이다.


록카쿠 거리의 된장 파는 가게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50대도꿈꾼다 #단맛짠맛중에좋아하는맛을고르세요 #이집다시팩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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