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일은 피곤하지만 하루의 당연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아침에는 주로 라디오를 들으며 준비를 한다. 청취자 두 명이 퀴즈 문제를 맞히는 대결 구도의 코너가 한창이었다. 퀴즈가 끝이 나고 대결에서 진 청취자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할 시간이 주어졌다. 한 청취자는 담담하게 아내에게 얘기했다.
'매일 밖에서 일하는 나 때문에 혼자 아이 키우기 힘들지?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어갈 테니 우리 힘내서 열심히 살자.'
얘기하는 본인도, 라디오를 진행하던 DJ도, 얘기를 듣고 있던 나도 비슷한 마음을 느꼈던 것 같다. 어떤 미사여구도 없었지만 그 말들은 한 글자도 빠짐없이 진심으로 다가왔다.
삶의 무게를 이겨내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아니 어쩌면 사랑뿐이라는 것을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새삼 또 느끼게 되었다.
어릴 적, 엄마와 아빠가 부지런히 출근 준비를 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이곳저곳 안 쑤시는 곳이 없으셨을텐데 내색도 크게 하시지 않으셨다. 나와 오빠에게는 두분은 그저 슈퍼맨이었다. 무엇이 그들을 일하게 하고,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했을까.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내게도 그런 존재가 생긴다면 나 또한 그들처럼 잘 살아낼 수 있을지. 시간이 흐를수록 그 마음과 사랑 앞에서 감사를 보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