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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식성 염소 Aug 08. 2024

9. 스물 아홉, 우리의 여행은 달랏

달랏-나트랑 여행

백수생활을 길게하다가 재취업을 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바로 이것이다.

'해외 여행 많이 다녀오셨어요?'


많이 바뀌었다지만 우리나라 회사 특성상 장기휴가와 해외여행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백수가 몇 안되는 해외여행 기회인 것을 알기에 나도 여러나라를 다녀오고 싶었으나, 해외여행 계획을 할 때마다 우리나라가 지리적으로 참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래는 일본 뿐 위로는 북한이 있으며 중국은 좋지않은 기억이 있고 러시아는 전쟁 중이라 제외하면 가까운 여행지가 동남아로 한정된다. 장시간 비행을 할만큼의 휴가를 낼 수 없고 일본이 땡기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동남아 국가로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백수 첫 해외여행은 유과와 다녀왔으니 두 번째는 남자친구와 가고자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베트남에 대한 기억이 꽤 좋았던 나와 국가를 정하는데 큰 뜻이 없었던 그의 의견이 순식간에 합치됐다. (그냥 내가 정함) 물놀이를 좋아하니 휴양지인 '나트랑'을 끼고 고민을 하다가 나 혼자 산다에서 팜유가 다녀온 달랏이라는 도시가 차를 빌려 다녀올 수 있는 꽤 괜찮은 거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민없이 도시 두 개의 숙소와 이동수단인 비행기, 도시간 차량만 예약하고 여행 계획을 끝냈다.


이쯤되면 글을 읽는 ___J들이 '미친 거 아니야'를 외치고 있을 것이 예상되는데, 나도 파워 J다. 그럼 여행 계획을 왜 안짰냐? 파워 J인 나는 계획이 없는 것보다 계획이 어그러지는 것에 훨씬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데 여행이란 무릇 계획대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알기에 계획 자체를 안 짜버린다. 그럼 적어도 계획이 어그러질 일은 없으므로 스트레스가 확실히 낮아진다. 그리고 남자친구는 파워 P다. 그래서 우리는 딱히 큰 계획을 짜지 않고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돌이켜보면 즉흥적으로 다녀오는 이런 여행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걱정됐던 것은 이 것이 우리의 첫 해외여행이라는 점이었다. 5년이라는 기간 동안 연애를 했지만 그중 3년 이상을 코로나가 차지하고 있었기에 해외여행은 생각도 못하고 국내여행만 다녔었다. 다행스럽게도 국내여행에서는 크게 싸울 일이 없었지만, 해외는 다르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기에 설렘만큼 걱정이 컸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단 하나의 지점에서 의견 충돌을 일으켰다.  '공항도착시간' 지하철도 아니고 버스도 아니고 비행기니까 안전하게 적어도 2시간 30분~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고 싶은 J와 1시간 30분전에 가도 넉넉하다는 P의 좁힐 수 없는 의견차이... 결국 내 의지대로 공항에 일찍가게 되긴했지만 정말 예상치 못한 지점이긴 했다.


1. 달랏

정말 정말 재밌고 좋은 기억의 달랏, 다시 한 번 가고싶고 주위에 꼭 가보라고 추천할만한 여행지! 베트남이지만 고도가 높아서 덥지 않다. 덕분에 외국인, 베트남 현지사람들의 휴양지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예쁜 풍경과 맛집이 가득한 관광 도시!

1) 피자맛집 : 의외로 피자와 이탈리안 음식 맛집이 많다. 한군데는 꼭 들려보시길

2) 크레이지하우스 : 정말 순수하게 재밌는 곳! 경치도 좋아요, 다만 고소공포증 환자는 조금 힘들수도

3) 야시장 : 달랏의 백미! 나 혼자 산다에 나온 음식점도 너무 깔끔하고 맛있어요!


2. 나트랑

한여름에 가서 정말 덥고 습했지만 조식이 맛있고 수영장에서 놀기 너무 좋았다. (거의 리조트안에만 있었습니다) 특히 토요일 저녁에하는 바베큐 파티가 예상치 못한 이벤트, 예쁜 바다 앞에서 먹는 바베큐는 꼭 즐겨보세요!



오래만나 가족같은 남자친구와의 첫 해외여행은 정말 즐겁고 성공적으로 끝났다.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우리의 다음 해외여행은 신혼여행이 될 것만 같다. (싸우지말고 헤어지지말고 준비 잘해보자)


이렇게 백수 기간 동안 2번의 해외여행은 성공적으로 재밌게 잘 마무리 되었다. 그렇게 지나간 3,4월은 다시 생각해도 나에게 힘이 되고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 슬슬 재취업을 준비해야했기에 여유롭고 즐겁기만 했던 백수 생활은 사실 5월을 마지막으로 끝나버렸다고 해도 사실 과언이 아니다. 다시 시작되는 재취업의 고단함은 생각도 못한 백수의 하루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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