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시간을 달린다고?
주경 씨는 아들 학교 행정실에서 아들이 사고 명단에 포함되어있다는 말을 듣고는 영혼이 반은 나가버렸다.
사고가 난 아이들이 입원한 병원으로 가면서 아들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아들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주경 씨는 안절부절 거의 실성한 사람처럼 보였고, 그 옆에서 지애 씨가 주경 씨를 안심시키며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우리 승원이!! 승원이 어디 있어요!!”
주경 씨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소리를 질렀다.
병원에는 방송국에서 나온 기자들로 가득 차 있었고, 주경 씨가 소리를 지르는 장면을 방송국 카메라들이 놓치지 않고 우르르 몰려들어 촬영을 했다.
“승원이 보호자분이세요?”
간호사가 주경 씨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네! 우리 승원이 어디 있어요?!!”
“잠시만요 어머님. 진정하시구요. 지금.....”
“뭘 진정해요!! 승원이 어디 있냐구요!!”
“후우....”
간호사는 어려운 말을 꺼내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간호사의 모습에 주경 씨는 숨이 넘어갈 둣했다.
“왜.... 왜요!! 혹시.... 혹시 승원이가..... 죽.. 어...”
“아니, 아니에요. 어머님. 그건 아닌데....”
“그럼요?!!”
“지금..... 중환자실에 있어요.”
간호사의 말에 주경 씨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주경아!!”
주경 씨는 바닥을 치며 오열했고, 지애 씨는 주경 씨를 위로하며 다독였다.
두 사람은 중환자실 앞으로 갔는데, 중환자실 안으로는 당장 들어갈 수 없었다.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30분 이내로 면회 시간이 정해져 있었기에, 그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을 받은 주경 씨의 남편 권호 씨도 달려왔다. 주경 씨와 권호 씨는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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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어야지.”
학교 앞에서 사고가 일어난 지 벌써 5일이 흘렀다.
하지만, 승원이는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주경 씨는 하루하루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밥? 넘어갈 리가 없었다.
식당일도 그만뒀다.
미쳐버릴 것 같은 마음에 숨이 턱턱 막히는데, 도저히 밥이 넘어가지 않았고, 일에 집중할 수도 없었다.
주경 씨는 하루종일 중환자실 앞에서 깨어나지 않는 아들을 기다렸다가, 오전, 오후 잠시 중환자실에 들어갈 수 있을 때 들어갔다가 나와서 다시 밖에 앉아 있었다.
이런 주경 씨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지애 씨는 친구가 걱정이 되어 매일 죽을 사들고 주경 씨를 찾았지만, 주경 씨는 죽을 입에 대지도 않았다.
주경 씨는 매일 몇 모금의 물만 마실뿐, 다른 건 아무것도 먹지를 않았다.
“주경아! 네가 기운을 차려야 승원이도 얼른 정신을 차리지!!”
지애 씨는 수십, 수백 번을 주경 씨에게 말을 했지만, 그런 지애 씨의 노력이 무색하게 주경 씨는 메말라 갔다.
함께 사고를 당해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학생 두 명은 각각 이틀과 사흘 만에 사망했다.
학생들의 부모는 혼절하고, 바닥에 쓰러져 통곡했는데, 주경 씨는 그 부모들과 함께 통곡을 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그다음은 혹시 승원이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이번이 승원이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함께 들었다.
안도감이 들 때마다 아이들이 죽은 부모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승원이에게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이 너무나 다행스러웠다.
오전에 잠깐 아들을 보고 나와서 중환자실 의자에 앉아 있는 주경 씨를 오늘도 친구 지애 씨가 찾아왔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는 다르게 손에 죽이 들려있지 않았다.
“야! 너 따라와!”
지애 씨가 주경 씨의 팔목을 잡아끌었다.
“아, 왜? 왜 이러는데?”
“너 진짜 이러다간 니가 죽어! 승원이 일어나는 거 안 볼 거니?! 언제가 될지 모르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건데!!”
“...”
주경 씨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
“주경아. 제발! 제발 잠깐만이라도 나하고 나갔다가 오자. 너 저녁 면회 때까지 7시간이 넘게 남았어!! 잠깐만 나갔다가 와! 나하고.”
주경 씨는 끌려가다시피 지애 씨의 차에 탔다.
5일 동안 옷을 두 번만 갈아입은 주경 씨에게선 퀴퀴한 냄새가 났다.
지애 씨가 차창을 열면서 한숨을 쉬었다.
“주경아. 승원이가 일어나서 지금 네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하겠니?”
“..... 뭐라고 하긴..... 엄마...라고 하겠지... 흐흑........”
주경 씨는 순간 승원이가 엄마라고 부르는 모습을 상상하며 또 울음을 터뜨렸다.
“하이고, 웃기시네. 승원이가 지금 네 모습 잘도 알아보겠다. 엄마는 무슨.... 저기요. 아줌마. 우리 엄마 혹시 어디 갔어요? 하겠지.”
지애 씨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농담을 하자, 주경 씨는 울다가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만큼 지금 니 모습 엉망이야. 일단 집에서 좀 씻어. 씻고, 옷도 갈아입고, 우리 뭐라도 좀 먹으러 가자.”
“... 주경아 근데, 나 진짜....”
“알아! 물론. 너처럼 정말 진짜로 네 마음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 모두 다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도 말도 안 되고. 우리 애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건 아니니까. 그런데, 제발 내 말 좀 따라줘. 지금 너는 내 말을 들어야 할 때야. 너희 승원이를 위해서라도. 알겠지?”
고마웠다.
가슴이 아리도록.
아들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기에 가슴은 이미 아리고 쓰렸지만, 친구의 고마움에 더 아릴 가슴도 남았던지, 한쪽이 꾹 눌리듯 아려왔다.
주경 씨는 친구의 고마움에 또 울었다.
주경 씨는 집으로 와 오랜만에 따뜻한 물에 샤워했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고, 친구의 차에 올라 달렸다.
정해진 목적지는 없었다.
그냥 그렇게 차를 타고 달리면서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때론 눈물을 흘렸고, 때론 웃기도 했다.
지애 씨는 주경 씨가 잠시나마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아무런 의미 없는 우스갯소리를 막 던졌다.
“너 그때, 대학교 때, 미팅 나갔을 때 있잖아. 원래 안 나가려고 하다가, 다른 과에 해병대 출신 예비역 선배 마음에 들어서, 그 선배가 미팅 나간다니까 너도 쫓아서 나간다고 했었잖아.”
“어머 얘는? 그 얘기를 또 왜 해? 사람 부끄럽게.”
주경 씨의 얼굴이 빨개졌다.
“아니, 넌 그 선배 좋다고 미팅에 나갔는데, 선배는 시큰둥~해가지고. 니가 계속 그 선배한테만 말을 거니까 나중에는 선배가 막 짜증 난 표정 지었잖아. 그런데도 니가 계속 말 걸다가 완전 결정타 맞아버리고. 큭큭.”
“진짜...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빡친다 빡쳐.”
“그러게. 니가 선배한테 잘 보이려고, 저도 해병대 병영체험 하루 다녀왔거든요. 그래서 선배. 해병대 생활이 어땠는지 저도 잘 알아요. 그랬더니, 선배가 완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너 쳐다보면서.....크큭. 아~ 진짜 생각만 해도 웃긴다. 뭐라 했는지 기억나?”
지애 씨가 주경 씨의 목소리와 행동을 흉내 내며 말하고는 물었다.
“알지! 그럼. 그걸 내가 어떻게 평생 잊을 수가 있겠니?..... 그 선배가 진짜 똥 씹은 표정을 지으면서 그랬지. 야이씨! 해병대 병영체험 하루 했다고 해병대 생활을 다 안다고? 참, 나. 야! 그럼 나도 똥 싸보니 출산의 고통을 알겠다!!”
주경 씨의 말에 둘은 깔깔거리며 박장대소했다.
“아~ 눈물 난다 진짜. 크큭!.... 그래. 그래서 미팅에 나왔던 다른 사람들은 다들 웃고 넘어가는데, 넌 얼굴 빨개져서 자리에서 뛰쳐나갔잖아.”
“진짜 나에겐 천운이었지. 그런 인간 안 만난 게. 만약에 그런 인간이랑 결혼했다면, 맨날 말끝마다 사람 무시하고, 잔소리나 들으며 살았을걸?”
“백퍼 공감! 그래서 권호 씨 같은 멋진 남편도 만나고 승워..”
승원이를 입에 담으려다가 지애 씨는 얼른 말을 돌렸다.
“야. 밥 먹으러 가자. 얼른.”
지애 씨가 주차한 곳은 대구탕 가게 앞이었다.
차를 타고 달리다 보니 자연스레 외곽지역으로 나오게 되었고, 그곳에 있는 음식점 중에서도 주경 씨와 자주 찾은 음식점은 대구탕 가게였다.
맑은 탕으로 나오는 대구탕은 며칠 동안 음식을 전혀 먹지 않은 주경 씨의 속을 다스리기엔 딱일 것 같았다.
“또 여기네?”
“응. 혹시 다른 음식 먹고 싶은 거 있어? 얼마든지 말만 해. 데려가 줄게.”
“아니. 괜찮아. 여기 음식 맛있잖아.”
둘은 주차를 하고, 대구탕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남자 사장의 큰 목소리. 주경 씨와 지애 씨의 얼굴을 남자 사장이 알아봤다.
“아,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에서 안녕하세요로 바뀐 인사.
어서 오세요와 안녕하세요의 차이.
이 두 가지 인사의 차이는 받아들이는 손님의 입장에서도 무척 다르게 다가왔다.
어서 오세요는 단순히 손님 누구에게나 건네는 ‘복붙한 톡’과 같은 인사의 느낌이라면, 안녕하세요는 하나하나 정성스레 쓴 ‘나만을 위한 톡’처럼 이 사람이 나를 인지하고, 기억하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내가 대접받고 있다는 그런 기분이 느껴지는 인사였다.
그래서 묘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안녕하세요? 저희 대구탕 2개 주세요.”
“네~ 대구탕 2개요~”
남자 사장은 테이블에 시원한 물을 가져다주고, 대구탕을 끓이기 위해 주방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대구탕이 밑반찬과 함께 나왔다.
주경 씨는 오랜만에 아들 생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떠들었던 탓인지 허기가 지는 것이 느껴졌다.
신기했다.
아들이 깨어날 때까지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을 것만 같았는데, 이렇게 배가 고프다는 것이 느껴진다는 게 신기했다.
주경 씨는 5일 동안 굶은 위장에 처음으로 물이 아닌 다른 음식을 넘겼다.
뜨겁고, 짭조름하고, 달고, 매콤하고, 감칠맛이 나는 국물.
그동안 굶주려있던 세포 하나하나가 올올이 깨어나 음식이 넘어가는 것을 느꼈다.
짭짤하고 구수한 맛의 뜨거운 국물이 혀끝을 적시고, 식도를 따라 서서히 내려가는 그 느낌.
목을 타고 넘어간 따스한 열기는 명치를 지나 뱃속에서 서서히 사라졌다.
그렇게 한 모금, 또 한 모금을 조금씩 조금씩 넘겼다.
그런 주경 씨를 보며 지애 씨는 미소를 지었다.
속에 부담을 주지 않는 맑은 대구탕이었지만, 5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주경 씨였기에 얼마 먹지는 못하고, 국물만 절반 정도를 비웠다.
오랜만에 뜨거운 음식이 몸속으로 들어가자 몸에서 열이 확 일었다.
“고마워. 지애야.”
“얘는, 별소릴 다한다.”
“그런데, 승원이..... 정말 일어나겠지? 다시 볼 수 있겠지?”
“얘가, 얘가 또!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네 건강이나 잘 챙겨. 승원이는 꼭 다시 일어날 테니까!”
“승원이도.... 배가 고프겠지?”
주경 씨는 승원이도 자신과 똑같이 5일을 굶었다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아 휴지로 눈물을 닦았다.
“일부러 밥 챙겨 먹였더니, 또 눈물이야? 밥을 먹었으니.... 이제 또 기운 차려서 제대로 눈물 흘려볼 작정이야?!”
“.... 그게 아니라..... 승원이가.... 흑.... 흐흑.....”
“아니 얘가 진짜. 밥 먹는 식당에서 왜 이래? 좀. 누가 보면 내가 너한테 빚 받으러 온 사채업자라도 되는 줄 알겠다.”
주경 씨는 한번 떠오른 아들 생각에 눈물을 계속 흘렸고, 지애 씨는 주경 씨를 어르고 달래며 이야기를 계속하다가 식당에서 너무 민폐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나가자고 했다.
“지애 넌 아직 밥 다 안 먹었잖아?”
“그러는 너는? 국물만 절반 먹고 전부 다 남겼구만.”
“.... 뭐... 나야.. 지금 며칠 동안 아무것도 안 먹어서 속이 좀 불편할까 봐 조심하는 거고.... 너는 먹으면 되지. 나 신경 쓰지 말고.”
“됐어. 그렇게 앞에 떡하니 앉아서 울고 있는데, 내가 무슨 밥이 넘어가겠냐?”
“그래도.....”
“괜찮아. 나도 거의 다 먹었어.”
두 사람은 먹던 음식을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애 씨는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하려고 남자 사장에게 카드를 건넸다.
남자 사장은 계산을 하면서 물었다.
“저희 커피 드셔보셨어요?”
“커피요? 무슨......”
“거기 뒤예요.”
지애 씨가 돌아보자 커피 자판기가 한 대 놓여있었다.
“저희가 대구탕도 맛있지만, 자판기 커피 맛집이거든요.”
남자 사장의 실없는 농담에 지애 씨가 피식 웃었다.
“아, 네.....”
“여기 2층이 전망이 좋아요. 다른 곳에 가시기 좀 그러시면......”
남자 사장이 입구 쪽에 서 있는 주경 씨를 힐긋 쳐다보면서 말했다.
남자 사장의 말처럼 주경 씨는 울음 때문에 눈이 퉁퉁 부어 있어서, 어디 다른 곳에 들어가기도 좀 민망했다.
또 이야기를 하다가 울음을 터뜨릴지도 몰랐고. 지애 씨도 잠시나마 편안하게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 그래요? 그럼... 2층에 올라가도 되나요?”
“음..... 원래는 안 되는데, 오늘은 된다고 해드릴게요. 2층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 편안히 마시고 가세요.”
“감사합니다.”
지애 씨는 평소 자판기 커피를 잘 마시지 않았는데, 오늘은 자판기 커피 두 잔을 뽑아서 주경 씨와 함께 대구탕 가게 밖으로 나왔다. 2층으로 이어진 철제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울창한 숲이 나타났다.
“우와~”
주경 씨와 지애 씨는 동시에 감탄했다. 2층 테라스 바닥에 동그랗게 구멍을 낸 곳에는 은행나무가 1층에서부터 솟아올라 2층을 훌쩍 넘어 올라와 있었고, 테라스 주위로는 복숭아나무, 오디나무, 돌복숭나무, 포도나무 등 여러 과실수 나무들과 벚나무도 심겨 있었다.
그리고 한쪽에는 나무로 만든 테이블과 의자가 있었는데, 나무 테이블에는 파라솔을 꽂을 수 있는 구멍이 나 있어, 예쁜 파라솔을 끼워 놓은 테이블은 마치 비밀의 정원 속에 놓인 주경 씨와 지애 씨만을 위한 자리 같았다.
“이게 뭐야! 장난 아닌데?!”
허름한 낡은 대구탕 가게의 2층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전망과 테라스의 모습에 둘은 한참 동안 감탄하며 둘러봤다.
“앞에서 볼 때는 2층도 엄청 낡아 보이던데, 뒤로 돌아오니까 또 이런 반전이 있었네?”
“그러게. 나도 깜짝 놀랐다 야.”
둘은 자판기 커피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나무 의자에 앉았다.
지애 씨는 자판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대구탕 가게 남자 사장의 말처럼 자판기커피 맛집이라 부를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달달한 커피를 마시며 탁 트인 울창한 숲이 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있으니 나른하면서도 좋은 기분이 들었다.
“흑.... 흐흑.....”
싱글벙글하던 주경 씨가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주경 씨의 상황을 아는 지애 씨는 안타까운 눈으로 주경 씨를 쳐다봤다.
다행히 이곳엔 주경 씨와 지애 씨 이외엔 아무도 없었다.
주경 씨가 편히 울 수 있도록 지애 씨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자판기 커피만 홀짝였다.
지애 씨와 주경 씨는 오랫동안 그곳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경 씨는 때론 웃으며, 때론 울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고마워 지애야.”
“또, 또! 우리 사이에 뭐가? 당연한 거지.”
“그래도.... 정말 고마워. 이제 가자. 나 승원이한테 가봐야 할 것 같아.”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시간이 어찌나 빨리 흐르는지, 벌써 승원이 면회 시간이 다 되어갔다.
지애 씨와 주경 씨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들은 2층에서 내려가려다가 나무로 된 현판을 보았다.
“시간을.... 달리는 공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