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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Apr 16. 2024

제 4의 공간_1

'전지적 독자 시점' 독후 소설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경은아 어떻게 된거야?"

팀원들이 마련해준 내 공간을 나온 순간이였다. 정성우가 놀란 표정과 말투로 나에게 달려오며 말했다.

"왜? 무슨 일 있었어?"

"휴..너가 너무 나오질 않아서 걱정되는 마음에 안을 들여다 봤는데 네가 없었어. 한참이나 보이지 않았다고."

"....."

내가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게 없어보였는지 더 이상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정성우는 말을 이었다.

"네가 말한데로 김독자라는 사람 절대왕자를 부쉈어. 지금 도깨비들이 아주 화가 나있다고."

내가 사라졌던 이유야 나중에 확인해도 될 것이고 워낙 지금이 긴박한 상황이였다.  내가 '왕이 없는 세계의 왕'의 시점을 선택했고 그랬기에 김독자가 절대왕좌를 부순 그 시점에 들어온 듯 했다. '몰입'스킬 해제 후 현실로 돌아가면 현실에서 머문 시간과 소설에서 흐른 시간이 대강 비슷하게 흘렀었다. 하지만 '시점'을 선택할 수 있게 되자 현실에서 흐른시간과 소설에서 흐른시간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명심하세요. 이 세계가 멸망한다면, 그건 김독자라는 자 때문이니. 크하하하하~~"

소림끼치게 웃음짓는 도깨비의 모습이 저 쪽에서 보였다. 중급도깨비 정도는 되보이는 도깨비.  저 도깨비 이름은 뭘까? 이 곳의 정보를 100%모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인지하는 순간이였다. 이 다음은 분명 각자 자신과 연이 있는 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소설 속 인물이 아니니 나와 연이 있는 곳이 있을리도 없다. 그래서 난 어디로 이동하게 되는 걸까 궁금했었는데 이제 그걸 알 수 있겠지. 그 생각과 동시에 나는 정신을 잃었다.


이곳은 어디일까? 온통 세상이 까만데 어둡다기보단 우주 한 가운데 서있는 느낌이였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선 내 발바닥 밑도 역시 까만 어둠이였다. 무언갈 밟고 서있지만 바닥 없이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랄까? 불안하기 그지 없었기에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어딘지 알 수 없는 나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주의를 둘러보았다. 사방이 모두 까만데 내가 서있는 정면 저 어디쯤 아주 희미한 불빛이 느껴졌다. 그 희미한 불빛 속에 일렁거리는 듯한 형태가 보였는데 앉아있는 사람의 형상인 듯 했다. 형상은 워낙 흐릿해서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을 정도 였다.


[■■■ 성좌가 당신과 '은밀한 대화'를 하고 싶어합니다. 응답하시겠습니까?]


나와 대화가 하고 싶다는 성좌가 어떤 성좌인지 알 수 없었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성좌와 은밀한 대화는 꺼려졌지만 여기에서 딱히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성좌에 대한 궁금증이나 해결할 겸 '은밀한 대화'를 승락 했다.



나 : 직접 말하셔도 될텐데. 굳이 이렇게 채팅으로 은밀히 대화 하시려는 이유는요? 여기 저희 둘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성좌에 대한 경계가 있는 내가 먼저 선수를 치며 물었다.


■■■ : 지금 내 진언을 들으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실제 '전독시'에서도 그런 내용이 있었다. 성좌의 격이 높고 나와 성좌의 격의 차이가 클 때 그의 '진언'을 감당할 수 없다는 그런 내용. 그만큼 격이 높은 성좌라면 그의 실체도 볼 수 없을 것이고 그렇기에 저렇게 형태만 볼 수 있는 상황인 것 같았다.


나 : 네.. 이유는 충분히 납득 하겠습니다. 그럼 저에게 하실 말씀은요?

■■■ : 후후..성격이 급한편인가?

나 : .....


성격이 급한건 아니였다. 지금 상황은 내가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긴장 가득한 상태였다. 다만 쫄지 않았다는걸 애써 보이려고 선수 치듯 말하는 것일 뿐...


■■■ : 뭐 나도 본론부터 말하는건 나쁘지 않지. 그래 이 곳 세상은 어떤가?

나 : 그게 무슨 뜻인죠? 무슨 의미로 물어보시는지 정확하게 이해 못하겠는데요....

■■■ : 후후..너무 경계할 필요 없어. 이 세상을 처음 맛보게 한게 나이고 그렇기에 네가 이 곳 세상의 사람이 아닌 것 또한 충분히 알고 있으니.

나 : 네?? 그게 무슨??????


수많은 물음표 속에 뒤늦게 느낌표가 내 머리속에서 떴다. 내가 완전히 잊고 있던 존재가 있었다. 아니 어떻게 잊어버릴 수 있지? 하고 내 스스로도 어의가 없었다. '몰입'스킬을 일시적으로 올려주는 후원을 해주었던 성좌!! 그 덕에 소설 속에 들어와 비류의 파일럿 방송을 할 수 있었는데!!! 그렇다면 지금 내가 대화하고 있는 성좌가  바로 그 성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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