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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Apr 06. 2024

나의 싸움_1

'전지적 독자 시점' 독후 소설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A조는 전방 포탑의 근처로, B조는 포화의 사각으로, C조는 공필두 씨의 곁을 지키세요!"

유상아의 지령에 따라 팀원들은 각자 자신의 위치로 향했다. 정성우와 조성인은 공필두 곁을 지켰고 김솔은 포탑 근처로 이동했다. 나는 포화의 사각으로 이동했다. 다른 이들보다 성장이나 스킬이 부족한 화신들이 포화의 사각으로 이동했는데 나는 특히나 동물들이 제멋대로였기에 B조와 함께 움직였다. B조는 상대팀들과 싸운다기 보다는 내 동물가방에서 나온 동물들과 대응하며 훈련을 한다고 보기도 무방해보였다.

나는 아직은 큰 도움은 되지 못했지만 나머지 팀원들의 합류로 큰 어려움 없이 괴수들을 해치웠다.

"역시 '하멜른의 피리'정도는 안 되나?"

'저..저들은!!'


경은 : 사도들입니다...

김솔 : 아까부터 사도 타령인데 도대체 뭐하는 애들인데?


정보수집이 성흔인 김솔이라도 아직 사도들을 만나지 못한 상황이라 사도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는 상황이였다.


경은 : 그걸 설명하려면 우선 '계시록'이라는걸 설명해야하는데..'계시록'은 이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써있는 일종의 책 같은 것입니다. 최소에는 '계시록'은 누구나 읽을 수 있게 되어있었는데 그 내용이 너무 심오하고 복잡해서 읽다만 사람들이 속출하게 되었죠. 일명 '선지자'라고 하는 이들이 그들입니다. 읽은 정도가 다 다른 그들이 자신이 기억하는 정보를 조합해서 저렇게 활동하고 있죠. 하지만 이제 그 '계시록'은 온데간데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무튼 그 '계시록'을 끝까지 읽은건 오직 김독자. 그 자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렇게 남다르다고 봐도 무방하죠.

김솔 : '계시록'?? 혹시..언니도 그 '계시록'을 읽은 건가? 일부 미래를 안다는게 혹시 그런거였??


허를 찌르는 김솔의 질문에 뜨끔했다. 하지만 난 그들이 말하는 '계시록'인  '멸살법'을 읽은 적은 없으니...굳이 양심에 찔릴 필요는 없을 것 같긴 한데..


김솔 : 아..아니 난  '계시록'을 본 적은 없어...

성우 : 어짜피 지금 중요한건 '선지자'라는 존재에 대해 우리가 알고 준비해야 할게 뭔지를 알아야하는거니까 경은아, 알고 있는게 있으면 얘기해줘.


내가 곤란할때마다 끊어주는건 성우였다. 서로 반말을 한 이후로는 서로가 더 가깝게 느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경은 : 이제 김독자는 '계시록'을 본 그들을 속이기 위해 '가짜 계시록'을 퍼트릴껍다. 거기에 '폭군왕'이 걸려들껍니다.
김솔 : 폭군왕? 그건 또 누구???


'정보수집'이 성흔인 김솔인 만큼 자신이 모르는 정보를 내가 알고 있을 땐 약간의 시샘도 하는 느낌이였다.


경은 : 서울 7왕이죠..유중혁을 대적할 정도로 강한..


주인공은 말할 때 등장하는 걸까. 유중혁이 때마침 나타났다. 유중혁이 나타나자 다른 이들은 거의 할일이 없었다. 사도들을 다 정리해버리는 유중혁. 그가 목을 딴 사도들의 얼굴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유상아씨?!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에요?"

5급 화룡종멋지게 해치웠을 김독자가 일행을 이끌고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다시 만나게 된 주인공이 이토록 반가울 수가!


김솔 : 뭐..뭐야 잘린 목이 왜 말을 하는데??!!


아직 '한수영'을 만나기 전이였으니 '아바타'스킬을 알리도 없다.


경은 : '사도들의 왕'이야. '아바타'스킬을 쓰는...


"남의 것 베끼면서 살면 좋냐?"

김독자의 그 말 뒤로 소설에서 읽었던 내용들이 눈 앞에서 펼쳐졌다. 유중혁이 한수영 아바타의 머리를 터뜨릴땐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지만..다들 그 상황들을 지켜보느라 그룹채팅은 잠시 조용했다.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파악되기도 하니깐, 아무튼 이들이 이 곳 상황을 깔끔히 정돈해 준 덕에 우리에게 휴식하고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 시간을 이용해 정성우와 함께 권총 다루는 법을 꾸준히 익혔다.

"정확도가 아주 좋아졌는걸? 이제 내가 안봐줘도 될 정도야."

정성우는 상황에 따라 어디를 공격하면 좋을지도 꾸준히 알려주었기에 이제는 실제 전투에서도 총을 사용해도 될 것 같았다. 아니 솔직히 벌써 진작부터 총을 전투에 사용할 정도의 실력은 되었지만 아직 사람을 쏘는건 껄끄러운 나였다. 동물들과도 친밀도를 올리기도 했기에 동물가방만 계속 활용하던 나였다.

'이 곳에 만나는 모든 화신들은 나에게 '등장인물'일까? 그럼..팀원들은??'

김독자도 이때쯤 비슷한 고민과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 역시 이곳에 머무는 시간이 오래될 수록 팀원들과 끈끈해질 수록 이 곳은 더 이상 소설 속이 아니였고 특히 팀원들은 더 이상 등장인물이 아니였다.


"부대표님! 잘 다녀오십시요."

김독자가 이번엔 이현성과 정희원을 역에 머물게 하고 부대표인 유상아, 이길영과 함께 길을 떠났다. 사도 중 김독자를 따르게된 이성국도 김독자와 계속 함께 움직였다. 김독자가 떠났으니 또 나의 싸움이 이어질 것이다. 이 곳의 핵심멤버가 바뀌었으니 또 조금은 다른 느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겠지?


그때였다.


[몰입(沒入) Lv5. 스킬 효과 시간이 만료 되었습다. 5분 후 스킬이 해제됩니다.]


다시 현실로 언젠가는 돌아간다는걸 까맣게 잊을만큼의 시간이 흐르고 났을 쯤에야 '몰입'스킬이 해제되었다. 꼭 소설 속에서만 스킬을 성장하고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로 돌아갔을 때 또 나름의 준비를 할 수 있으니까.


팀원들에게는 미래가 보일 것 같다고 그룹채팅으로 말한 뒤 나만의 공간으로 이동했다. 팀원들이 내가 미래를 보는 동안(사실 정확히는 현실로 돌아가는 동안)쓸 수 있게 만들어준 공간이였다. 아무래도 그 동안은 그 어떤 것에도 대응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테니 안전을 위한 것이기도 했고 더 많고 정확한 미래를 보기 위해 집중할 수 있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 공간을 만들자고 한 것도 정성우였는데..'

그러고 보면 지금 내가 정성우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전혀 처음 느껴보는 색다른 감정이였다. 마음이 꽤 허하고 덜 성숙했던 나는 '금사빠'라 느껴질만큼 금방 누군가에게 빠지고 또 의지했었다. 그런 만큼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지 못했었다. 지금 정성우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이성'으로써 느끼는 매력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딱 '친구'라는 느낌도 아니였다. 그의 따뜻함, 배려, 상냥함, 리더십..등 그가 가지고 있는 매력과 장점들에 스며들면서도 심장이 두군거리는 강렬한 끌림은 아니였다. 물론 느닷없이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는 했지만 이전에 사랑에 빠질때처럼 급격히 빠져드는 그런 감정은 아니랄까..

정성우을 향한 내 감정에 대한 생각을 하는 동안 5분의 시간이 지났다. 5분은 잠시 내 생각에 빠져있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였다. 딱히 답을 찾지 못한채 나는 순간이동하듯 소설을 읽던 책 앞에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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