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돌아왔을 때 난 내가 아니였다. 누군가의 시선으로 김독자를 보고 있었다. 그러자 처음 몰입스킬이 발현했을 때가 떠올랐다. 어떤 등장인물 눈과 귀가 되어 소설 속 세상을 보고 들었던 것이 말이다. 그와 비슷한 상황이라는 직감이 왔다.
내가 이입된 인물은 일명 '선지자'이라 불리는 이들 중 한명이였다. '멸살법'의 등장인물이 아닌 '전독시'의 등장인물이였다. 그에게 이입된 시간 동안 김독자의 실시간 상황을 알 수 있었고 그의 깃발이 남색으로 바뀐 것을 까지 본뒤 이입 효력 발현이 중지 되었다. 아직 시작이 짧긴해도 김독자의 실시간 상황을 알 수 있는 효력임은 분명했다.
'남색깃발을 획득하게 되었다는건..나도 사용할 수 있겠지?'
[당신은 '그룹 채팅'을 열었습니다. 오픈채팅 참가자 : 정경은,정성우,김솔,조성인]
경은 : 이제 이걸로 대화하시죠. 김솔 : 이거 뭐야? 언니가 한거???
성인 : 오~~이게 뭡니까?
성우 : 한번씩 놀래키는구만^^
안그래도 성좌들 눈치보며 팀원들에게 정보를 줘야하는게 불편했는데 '그룹 채팅'이라면 정보주는데도 문제 없을 테니 지금이야말로 정말 필요한 기능이였다.
경은 : 성좌들 때문에 몇 개 알지도 못하는 정보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어 불편했는데 마침 김독자 대표가 남색 깃발을 얻었어요. 그때문에 그룹채팅이 가능해졌습니다. 지금 현재 우리역은 동대문, 동대문역사공원, 명동,청구역 총 5개역을 점령했습니다.
김솔 : 오케이
성인 : 넵. 검은 깃발은 20개역을 점거해야 얻는다고 했으니 아직 갈길이 멀군요.
경은 : 꼭 그런것도 아닙니다. 다른 그룹의 대표의 깃발을 뺏으면 그 대표가 소유하고 있는 역도 점거한게 되니까요.
성우 : 그렇구나. 경은아, 앞으로도 이렇게 꾸준히 정보 부탁해^^
간단히 김독자의 현재 상황을 알려주는 것으로 첫 그룹채팅은 끝나게 되었다.
'이입'효력 발현 시간은 짧았기에 이제 그 이후의 상황은 내 기억을 더듬어야했다. 아마 곧 김독자는 '은둔한 그림자의 왕' 한동훈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곳은 도깨비들에 의해 인터넷에 되지 않았다. 인터넷이 되지 않아도 사진, 동영상, 녹음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기도 하고 인터넷이 되지 않아도 되는 게임을 할 수 있었기에 다들 스마트 폰은 버리지 않고 지니고 있는 편이였다. 나 역시도 언젠가 핸드폰으로 '전독시'파일을 가지게 될 날을 꿈꾸며 스마트폰을 지니고 있었다.
'나도 한동훈의 스킬을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렇다면 '전독시'파일을 핸드폰으로 가지고 있는것과똑같다고도 볼 수 있었다. 나의 '상상력'스킬을 활용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생각을 되뇌어보았지만 아직 스킬 레벨이 낮아 상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메세지만 뜰 뿐이였다.
'이입'효력을 다시 사용해보려 했으나 '이입'효력은 다시 사용 하기까지 '쿨타임'이 필요했다. 3분 사용에 쿨타임 3시간이라니 너무하지 않은가..뭐 불평한다고 해도 바뀌는 건 없었다.
'몰입'스킬이 Lv5.가 되고나서부터 소설 속에서 머무는 시간이 확실히 길어졌는데 이게 꼭 좋지만도 않았다. 하필 '일시정지' 효력도 써버린 이후라 내가 필요할 때 다음이야기를 확인 할 수가 없었다. 김독자가 검은색 깃발로 가기까지의 상황을 내 기억속에서 짜내고 짜내니 떠오르는 내용이 있었다.
'아..맞다. 운석!'
소설의 아주 큰 소재 중 하나인데..이런 것도 바로 바로 기억하지 못하다니....
경은: 곧 '재앙' 이 깨어날 꺼에요..
김솔 : ?? 지금도 충분히 재앙인데??
성인 :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데 뭡니까..
성우 : 재앙이라..우리가 뭘 준비해야할까?
경은 : 재앙에서 깨어나는건 5급 화룡종 '레서 드래곤 이그니르'에요. 일명 '선지자'란 자들이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다섯번째 시나리오에 깨어날 '재앙'을 일찍 깨워버리는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김솔 : 뭐 그런 바보같은 것들이 다 있어?
경은 : 그들은 거기서 '성유물'이 나온다는 것만 알고 있었거든.
성인 : 뭔진 정확히 모르겠지만 뭐,김독자라는 자가 또 알아서 해결하겠죠?
성우 : 그래도 혹시 우리가 알아야하거나 준비해야하는게 있다면 말해줘^^
'이입'효력을 이때 썼으면 좋았을텐데..김독자가 '화룡종'과 싸우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다는게 와중에 아쉬웠다. 쿨타임이 긴만큼 아껴써야 할 것 같았다.
경은 : 이제 김독자는 '갈색 깃발'을 보유하게 됩니다.
김솔 : 그 깃발 효력은 뭔데?
김솔의 질문과 함께 잠시 뇌가 정지했다. '갈색 깃발'의 효력이 뭐 였더라..소설에 나와있긴 했었나? 정말이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적습이에요!!!"
유상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상황은 나에게 기억력 더듬을 시간 따윈 주지 않았다. 우리는 그룹채팅을 멈춘채 유상아가 아침에 지정해준 대형으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