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녀의 사랑에 대한 환상
조금만 잘해주면 사랑하는 나쁜 버릇
이제 정말 버릴 테니까
나를 그런 눈으로 보지는 말아줘요
제게도 나름 이유가 있답니다
가끔 저는
제 이름과 사랑한다는 말을
잘 혼동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쉽게 손 잡는 것 같아요
이름만 불러주면 얘기만 나눠주면
제 마음을 어루만진 줄 알고
따뜻한 착각을 해요
사랑해요 아껴줘요
저의 속을 알고 싶어해요
제가 바라는 것은 이것뿐이에요
대신에 굳센 겨울을 견뎌
눈사람 같은 사랑을 드려요
녹아버린 나를 마셔요
겨울을 마시는 착각을 드려요
낭만적인 게 저는 많이 있어요
사랑해요
김필선 [봄날]
"넌 사랑에 대한 환상이 있는 것 같다."
"애 낳고 10년 넘게 산 사람하고도 개차반으로 헤어지는 판인데.. 사랑에 대한 환상은 무슨..."
"넌 아니라는데, 있다."
"뭐 있을수도 있겠지. 그런데 환상은 환상일뿐. 현실이랑 구분 못할 정도로 내가 어린나이가 아니다."
여자란 본디 '사랑'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
나란 사람은 더 그랬다
마치 '사랑'이 식량인량,
없으면 죽을 것처럼 청춘을 지내왔었다
다시 혼자가 될 날을 얼마남기지 않은 나는
신뢰에 금이가서 인간관계에 큰 상처를 받았음에도
다가올 사람을..인연을...
다시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꿈꾸며
때로는 설레이기도 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면 이렇다
같이 자식을 낳고 10년 넘게 살아온 사람하고도
먼지처럼 흩날리듯 깨어져버리는데..
앞으로 그 누굴 만난다한들 '엔조이'그 이상이 되긴 할까 싶기도 하다
이제와서 진정한 내 사람,내 사랑을 만날 수 있다고
'희망'을 가지기엔 내 현실이 너무 차갑고 냉정하다
말 그대로 '환상'인 것이다
'현실'은 아주 어렵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안다
다만 지금 그런 '꿈'이라도 꾸지 않으면 견디기가 힘들기에..
그 '꿈'을 얘기하며 잠시라도 웃을 수 있기에.....
난 본디 '몽상가'이다.
꿈을 꾸고 꿈을 원동력으로 사는 사람
이룰수 없거나 아주 힘들다는걸 알기에
내 꿈을 글로나마 표현하는 것이다
꿈꾼다고 나를 탓할 사람은 없다
누구나 가슴 속에 간절한 소망이 있는 것이고
때론 그것이 다른 사람이 보기엔 '착각'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럴때면, 난 내 현실을 아주 똑바로 보고 살고 있는 사람임을 강조한다
'꿈'속에 빠져 현실을 부정하고
내 세상속에만 허우적거렸던건 20대에나 하던거라고
40의 중반에 들어선 나는
그래도 조금은 성숙하고 어른이 되어있다
아직은 미숙하고 어설픈 모습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훨씬 나은건 분명하다
이런 모습으로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날 수만 있다면 어떨지 호기심이 생긴다
그런데 한편으론 '여자'로써 나는 똑같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질투많고 때론 유치하며 투정부리고 떼쓰는..
'여자'인적이 너무 오래 전이라 어땠는지 잘 기억도 안나지만
아무리 오래전이여도 다시 '여자'가 되면 별 다를게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나라도 괜찮다고 오히려 좋다고 하는 사람이 있지도..않을까...??
그게 내 사랑의 환상이라면 할말 없고,
그래도 나 꿈이라도 꿔볼께
아직은 한참 뒤의 이야기라 생각드는데
내가 이혼하게 될껄 상상도 못했듯
사람 인연이란게 내 생각과 예상대로 되어주는게 아니니까
훨씬 빨리올 수도 있고
이제는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닌
'누구'를 만나는게 중요하단걸 너무 알았기에
오히려 급할 이유가 하나도 없기도 하니까..
다시 '선택'할 수 있게 된 '인생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가 않다
그러기 위해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나는 매우 잘 안다
그건 내가 바로 서는 것이다
망가진 내 마음과 몸을 바로하고
무너져버린 경제력의 기초를 다지고
그 누구를 만나도 부끄럽지 않고 당당한 모습으로 준비된 사람으로
절대 '꿈'만은 아닐 것이다
나의 남은 생을 함께 할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나의 바람이
가정이 깨어져버렸기에 오히려 더 간절한 소망이 되었다
아직은 언제일지도 누구일지도 알지 못하는
나를 위해 준비되어있을 미래의 내 사람아
난 내 속도대로 내가 가야하는 길의 방향으로 꾸준히 가고 있을께
당신을 만났을 그 먼 미래를 나를 지금 현실로 소환을 해서
지금 내게 하고 싶은 말을 물어봤거든
미래의 내가 그러더라
"넌 꼭 행복하게 된다. 너의 인생을 다시 찾게 된단다.
그러니 걱정말고. 두려워도 하지 말고. 불안해하지도 말고 꾸준히 걸으렴
때론 돌뿌리에 넘어지고 눈 앞 다가리는 큰 산이 나타나도
그 뒤에 가다리고 있을 니 미래에 대해 기대하며
다시 일어나고 산을 넘으렴
넌 할 수 있어."
나는 그져..
'사랑해'란 말을
달콤한 입맛춤을 나누는 그 날을
기다리고 기대하는
'여자'를 꿈꾸는 어느 40중반의 아주 평범한 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