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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아 Aug 05. 2024

기사 딸린 롤스로이스 태워 클럽 보내주는 남자

성북동에는 J 대표님의 전용면적 150평 단독주택이 있다.

그는 게임회사를 창업한 경력으로 큰 게임회사의 CEO직을 맡아 회사의 국내상장을 성공시켰고, 그마저도 외국계 기업에 비싼 금액으로 매각해 EXIT 했다.


그의 이웃집엔 XX제약 회장님이 산다.


촌동네 충북 OO이 고향인 J 대표님은 산으로 둘러싸인 그 집을 한번만 보고 픽했다. 인테리어도 공들여 마친 뒤, 함께 살 여자가 나타나면 그곳에서 신혼집을 꾸릴 계획이었다.

(물론 그 계획이 한 5년째 제자리 걸음 상태다.)


게임회사가 엔터테인먼트 분야다보니, 그의 주변에는 연예인, 인플루언서, 유튜버, 치어리더 등이 많다. 대한민국에서 예쁜걸로 유명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런데도 옆에서 지켜보면 진지한 관계까지 발전하지 못하는 것 같다.


J 대표님의 눈이 너무 높아서다.

사실 J 대표님은 남성으로서의 매력은 그다지 대단하진 않다. 키가 170cm로 작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아 몸이 마르고 왜소하다.


그는 성격이 정말 좋다.


흙수저 가문 출신의 삼남매 중 장남이라 그런지 사람을 포용하고, 이해하는 그릇이 남다르다.


누군가 그에게 정말 기분나쁜 실수를 해도, 그냥 껄껄 하면서 웃고 넘어간다. 깊이 담아두질 않는다.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남자다운 성격이었다. 자기가 호감 가는 여자가 생기면 몇천만원짜리 보석을 사주며 고백하는 그인데.


왜 아직도 결혼을 안했을까?


그는 결혼에 있어 지독하게 신중한 스타일이다.

자라온 가정환경이 무척 화목했다고 한다.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부모님은 잉꼬부부처럼 평생 서로를 깊이 사랑했고, 한번도 서로를 탓하거나 원망한 걸 본적이 없었다고 한다.


어머님께선 힘든 일이 있으면 가족이 똘똘 뭉쳐서 이겨내면 그만이라 가르쳤다고 한다.


그래서 가난한 가정환경에서도 그다지 불행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한다. 가난해도 당당했고, 돈이 없으면 벌면 그만이라는 강철같은 멘탈이 있었다.


그래서 J 대표님을 보면 강한 자존감이 느껴진다.


키가 작다고, 몸이 말랐다고 해서 스스로에 대한 열등감을 뿜고 다니지 않고 (놀랍게도, 돈이 많다고 열등감이 없어지는게 아니다.) 분명한 목소리와 부드러운 말투로 공간을 제압하는 카리스마가 있다.


자신이 자라왔던 가정처럼 화목하고, 따뜻한 가정을 이루리라는 목표가 분명하기에, 부인될 사람을 고르는 눈과 기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늘 농담으로 '여자친구 되려면 한 10단계는 통과해야 가능한 것 같다'고 말한다.


아무튼 누가봐도 '꼬픈남(꼬시고 싶은 남자)'은 아니지만,

난 J 대표님이야말로 1등 신랑감이라 생각한다.


이분은 일단 심사에 통과해 자기 부인이 된 여자가 있다면,

모든 것을 그냥 여자가 하잔대로 다 맞춰줄 것이다.


"당신이 가진 모든 통장을 다 나에게 맡기라" 하면

"네" 하고 대령할 것이고,


"한국에서 사는게 지겨우니 뉴욕 맨하튼 아파트에서 삽시다" 하면


"그러자" 하며 당장 부동산 중개인에게 연락을 할 사람이다.


가방 사달라 보석 사달라 이런건 뭐 말 하지 않아도 대령할거다. 친구들과 강남에서 불금 좀 보내고 오겠다고, 12시 전까진 올거라고 하면, 기사 딸린 롤스로이스를 태워 보낼 사람이다.


아무튼.


J 대표님은 좀 소박하고 순수하고, 어느정도 생활력이 있는 여성분을 만나고 싶어하는데, 주변에 자연스럽게 만나는 분들이 다 약간 센(?) 분들이라 만남에 미스매치가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이다.


J 대표님의 입버릇처럼 '절대로 이혼할 것 같지 않은 여자'를 만나 그가 자라온 것 같은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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