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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소하고 감사한 사람들

엄마가 되고 난 후 새롭게 보였던 <늑대아이>

by 스몰빅토크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여자의 행복이 있다.

아기를 낳아보니 더 뚜렷해졌다.



바로 아기를 낳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기를 잘 기르는데 힘을 쓰는 삶이다. 또 집안 살림을 하면서 식구들에게 좋은 영양소와 건강한 식단의 음식을 만들어주는데 집중하는 삶이다. 구석구석 생활하는 곳에 먼지 없이 청결하게 유지하는데 애쓰면 좋다. 가족들 옷과 화장품 등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도록 해야 한다. 물건들이 제자리에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엄마가 됐다면, 굳이 지나치게 애써서 경제활동 같은 건 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 부분에 있어서 남편에게 부채의식을 갖지 않길 바란다. 만약 부채의식을 갖게 하거나 남의 와이프랑 비교하는 남편이 있다면, 그 사람이 한참 글러먹은거다.



나는 개인적 의견과 정반대로 아기 낳고 그 누구보다 일을 더 많이 하게 된 여성 중 하나다. 그리고 다신 아기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나는 행복한 삶을 버렸다. 어렸을 때부터 불행이라는 감정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별로 행복을 추구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세상이 나를 필요로 해서 그냥 이렇게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일하는 것 뿐이다. 아기를 또 출산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미 체결해놓은 약속들을 모두 어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돈을 벌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아기 기르는 일에서 신경이 분산돼 버린다. 이 두가지는 전혀 별개의 일이다. 세상의 그 어떤 슈퍼맘도 아기를 기름과 동시에 돈을 벌 수 없다. 워킹맘은 사실 '아기를 본인이 직접 보지 않고' 돈을 버는 사람을 뜻한다. 일하는 시간동안 아기를 기관이나, 시터에게 맡겨놓기 때문이다. 이는 엄마가 돌보는 것보다 아기한테 안좋을 수밖에 없다. 아기들은 자신의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지능과 두뇌가 자라게 돼 있다. 그 이외의 양육자들은 본능적으로 불편함을 느낀다.



요즘 젊은사람들 살기 힘들어서 맞벌이는 필수인 시대가 왔다고 한다. 하지만 가정에 돈이 풍족하지 않을수록, 일은 아빠가 하고, 육아는 엄마가 해야 한다. 돈 없는 가정은 시댁이나 친가 등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기를 지켜낼 사람이 말 그대로 엄마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경우 엄마들이 일을 하면 더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엄마가 알바라도 뛰어 생활비 보탠다고 아기 팽개치면 절대 안된다. 엄마가 살림하면서, 애기 보면 된다. 이걸 야무지게 해내면 그 어떤 부가가치 못지 않게 생산성이 뛰어난거다. 이런 분들에게 나라에서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주부들을 많이 본다. 대단하고 넘치게 풍족하진 않아도 가진 한도 내에서 검소하고, 감사하게 생활해내는 여성들이다. 나는 그런 부류의 여성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늘 그들에게 배울점을 찾는다. 그리고 그들은 아이가 어느정도 자라면 독립적으로 어떤 커리어를 갖고 어떤 도전을 해볼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도 그려져 있다. 애만 바라보며 사는 엄마들이 아니란 말이다.


사실 행복은 정말 선택하기에 달려 있다. 나의 주위에 가족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아는가. 고독사를 취재한 적이 있다. 홀로 죽음을 맞이하고, 그 죽음을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허망한지 모른다. 미우나 고우나 아플때 보살펴주고, 죽을 때 애도할 사람 한명 쯤 있다는게 가족의 진정한 가치다. 엄마가 된 이후, 사람들을 좀더 엄마의 마음으로 보게 됐다는게 가장 큰 변화 같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인생에서 보다 더 행복에 가까운 선택들을 내리길 진심으로 바라게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58lbbLQ5G0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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