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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랙홀 Jul 22. 2024

부동산 사기, 베테랑도 피하기 어렵습니다.

사기를 당하려면 개도 안 짖는다는 말은 사실이다.


삶의 연륜이 깊어가면 그 허점이 보이지만, 허점이 보일 만큼 살았을 때는 재기가 어려운 나이거나 이미 있는 돈을 싹쓸이한 후라서 삶이란 이래 저래 고달프고 힘들다.

재 작년에도 작년에도 부동산 사기를 조심하라고 언론에선 하루가 멀다고 떠들어대지만, 올 해도 멈추질 않고 사기를 당했다는 사람은 자꾸만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부동산 사기를 피할 수는 없을까??

결론은 없다. 


주거용 아파트 매입이나 임대는 어느 정도 투명하니 밝혀낼 수 있어도, 순수한 임대를 목적으로 매입한 건물의 수익은 불행하게도 현행 법에서는 따져 묻기가 어렵다.


흔히 부분상가나 통상가의 매입목적이 직영이나 임대용이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겠지만 직영이라면 별 문제가 없다.

현재 임차인이나 있거나 새로운 임차인을 맞춰주겠다는 호언장담을 믿고 매입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가짜 임대인을 끼워넣기 때문이다.


큰돈 들이지 않을 보증금을 믿고, 대출을 받아도 월세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라는 숫자적 계획만 믿고 투자했다가는 부동산푸어로 나락하는 지름길이 된다.

가짜 임차인은 한. 두 달만 월세를 내고 다음 달부터는 배 째라는 식으로 버틸 것이다. 임대인이 해지하기를 바라면서.


부동산 상가 임대차법은 3기의 임차료를 내지 않으면 계약해지는 할 수 있지만 사정상 직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의 임대인이라면 빈공실만 들여다보고 있든가, 아니면 연체되는 대출이자에 금방 경매로 넘어갈 수 있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가의 임차료만 믿고 부동산중개인이나 매도인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거액의 대출을 받거나, 임차료가 높으니 주변 시세보다 좀 더 비싸다는 설명에도 눈앞의 계산기만 두들긴 후 덜컥 매입을 했다가는 인생 종 치게 된다.








빌라라면 대출기관과 짜고 감정가를 높이 받아 대출금을 이빠이 당긴 후, 주변시세보다 높게 전세를 주기 때문에 그 역시 요즘 보는 깡통 전세로 경매에 넘어가기 십상이다.

특히 전세사기는 구축보다는 신축빌라에서 많이 일어난다.


임차인이 사회 초년생이거나 막 결혼한 신혼부부라면 싸고 낡은 빌라를 선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깔끔한 집에서 새로 출발하고 싶은 약점을 노린 것이다.

빌라는 외형이나 내부시설도 모두 달라 정형화된 아파트처럼 공개된 시세를 매길 수 없는 것도 한몫을 차지한다.

운동선수처럼 같은 체급으로 어느 정도 정해진 가늠성이 있는 게 아니라면 위치도 설계도 모두 다른 빌라를 같은 시세로 볼 수는 없다.


다가구 주택도 마찬가지인 건 '공실이 없을 만큼 인기가 많고, 월세가 이만큼 들어온다'는 얘기에 월세 받을 생각만 했다가는 허위 임차인과 계약서를 써 놓고, 매입 한. 두 달 만에 임차인이 방을 빼겠다고 하면 임대인으로서는 낭패일 수밖에 없다.


기존의 전세보증금이나 월세가 주변보다 유달리 높다면 매입 전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지만... 요즘 매입자들은 전세가 있어 매입금이 줄어들거나, 아니면 월세가 월등 나게 높은 물건만 찾지 안정적인 보증금에 선량한 가격의 물건은 쳐다보지도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상가나 빌라, 다가구들은 세입자를 끼고 매입하는 게 태반이고, 신축이라는 이유로 높은 월세의 물건만 찾는다는 것은 부동산 사기의 지름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사기도 손바닥이 맞아야 되는 것이고, 매수자나 세입자들의 이런 허점을 이용해 일어나기 때문에 어쩌면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교묘히 이용하는 것이라서 사회문제로 돌릴 수만은 없다.


아무리 수단 좋은 중개인이나 임대인이라도 매도인을 임차인을 강제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할 수 없으니 이런 점을 꼭 기억해 줬으면 한다. 


매입이든 임차든 이 세상에 싸고 좋은 물건은 없다.

삐까번쩍한 신축이라서, 월세가 높아서, 월세가 낮아서 이 것 저것 가리지 않고 계약을 해버리는 계약자의 책임도 기 때문이다.

그런 걸 염두에 두고서도 당하는 나 같은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하자는 신축 1~2년, 우리나라처럼 사 계절이 있는 경우에는 사 계절을 지나 봐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으니 신축이 좋긴 하지만 '하자'라는 함정도 피하기 어렵다.


아쉽지만 부동산 사기라는 포괄적인 범위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벗어날 수도 없는 딜레마가 현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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