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태와 영자의 집짓기-7

액자와 조명

by 임경희


중학교 때부터 솜씨는 정말 없지만 뜯어서 붙이고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교복의 팔소매가 짧아지니까 언니 교복의 팔을 뜯어 내 것의 몸판에 붙이거나 빛 고운 일자 원피스를 롱 블라우스 길이로 자르고 나머지 헝겊으로 도시락 주머니를 만들었다. 미싱도 없던 터라 그런 바느질을 순전히 바늘 하나로 겁 없이 덤볐다. 삐뚤빼뚤 어깨는 울고, 밑단은 앞 뒤가 안 맞아도 아랑곳없이 입고 다녔다. 아마도 남의 시선에 별로 신경 안 쓰는 건 어릴 적부터였나 보다.


벽을 생기 있게 해 줄 액자들을 만든다. 폐품을 이용해 색을 입히거나 어울릴만한 소품과 함께 설치한다.

손님용 거실 화장실 벽면에 걸린 수건과 휴지걸이.

십 수년 유화를 그렸으니 처치 곤란한 망한 그림만 수 십 개. 캔버스를 떼어버린 후 프레임에 색을 입혀 곳곳에 설치한다. 좋다는 친구에게 선물도 하고. 오른쪽은 소품 깡통과 조화를 이용한 현관 액자.



이층 아이들과 손님들 방은 최소한의 가구로 간결하게 꾸민다. 가구도 거의 없이 매트만 깔려있어 더 넓어 보이는 방. 인테리어의 꽃은 조명이라니까 조명 선택에도 상당한 손품을 팔았다.



큰 손녀와 옆 집 막내가 동갑이고 성품도 비슷해 절친이 되었다.


현관에 들어서면 꽉 막힌 계단이 싫어 아래쪽에도 작은 창을 냈고 위쪽엔 커다란 창과 오픈형 계단을 설치했다. 환한 계단실에 보름달이 두둥실 세 개나 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