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유 Jun 04. 2024

공정하다는 착각

중학생이 무슨 SNS


언제나처럼 수다쟁이 중2가 입을 열었다.

- 엄마! 제 친구들은 전부 인별그램을 한대요

- 응? 설마

- 진짜예요. 원빈이, 우성이, 철이, 민수.. 전부 다 해요

- 공부 열심히 하는 애들은 그런 거 안 할 텐데?

- 그게  말씀이세요? 걔들도 공부 열심히 해요

- 나랑 친한 다른 엄마들은 자기 아이가 인별그램 한다는 얘기 아무도 안 하던데..

- 그럼 춘식이(아이반 모범생)한테 물어보고 춘식이도 한다면 저도 할게요

- 걔가 한다고 너도 꼭 할 필요는 없지

- 아니!!! 왜 못하게 하는데요? 제가 나쁜 일에 휘말릴 것도 아닌데

- SNS는 너도 모르게 남에게 피해를 줄수도 있어. 왜 해야 하는지부터 말해봐

- 아.. 그럼 내일 학교 가서 친구들에게 왜 하는지 물어볼게요

- (그걸 왜 친구들에게)....................... 뭐 그러던가


다음날 학부모 동아리 모임이 끝나고 모범생 아이를 둔 엄마 몇 명과 점심을 먹으며 물어봤다.

- 글쎄 울아들이 인별그램을 하고 싶다더라니깐요. 어이가 없죠?

엄마1 - 엉?? 우리 딸 하는데요

엄마2 - 우리 애도 하는데요!

엄마1 - 얼마 전 중간고사 올백 맞은 현빈이도 하고, 과학고 간다는 걔도 하고... 안 하는 애를 못 봤는데요?

- 그... 그래요?? 하  ....


그날 저녁에도 어김없이 수다쟁이 중2가 입을 열었다

- 아 맞다. 제가 친구들에게 물어본다는 걸 깜빡했어요

- 응응 괜찮아. 다음에 천천히 물어보면 되지

- 네네

- (휴우...)


SNS 하겠다는 아이의 엄마는 처음이라 우째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카톡으로 못하는 게 없던데 굳이 SNS까지...

이미 공부 외에도 관심사가 참 많은 내 아이.

올초 겨울방학 때 유툽 채널을 운영하더니 순식간에 구독자 300명이 넘는 맛을 본터라 인별그램을 하게 되면 팔로워수에 집착할지도 모른다.

내가 판단하기로 나는 꽤 공정한 엄마다.

그러니 신중하게 고민해 보자.

그나저나 나는 뭘 하더라...

나는 일단,,, 페북, 인별그램, 유튭, 틱톡, 브런치정도.. 하고 있네.

.

.

.

뭐,,, 나는 학생도 아니고 심지어 갱년기 엄마니깐 하고 싶은 거 다~ 해도 되지!

억울하면 니가 갱년기 엄마 하던가!

아!!!

중2가 이번 기말고사때 올백을 받으면 인별그램을 허락해야겠다

대박!! 역시 나는 공정한 엄마인듯!!


이전 02화 방귀가 좋아? 엄마가 좋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