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수다쟁이 중2가 입을 열었다.
- 엄마! 제 친구들은 전부 인별그램을 한대요
- 응? 설마
- 진짜예요. 원빈이, 우성이, 철이, 민수.. 전부 다 해요
- 공부 열심히 하는 애들은 그런 거 안 할 텐데?
- 그게 뭔 말씀이세요? 걔들도 공부 열심히 해요
- 나랑 친한 다른 엄마들은 자기 아이가 인별그램 한다는 얘기 아무도 안 하던데..
- 그럼 춘식이(아이반 모범생)한테 물어보고 춘식이도 한다면 저도 할게요
- 걔가 한다고 너도 꼭 할 필요는 없지
- 아니!!! 왜 못하게 하는데요? 제가 나쁜 일에 휘말릴 것도 아닌데
- SNS는 너도 모르게 남에게 피해를 줄수도 있어. 왜 해야 하는지부터 말해봐
- 아.. 그럼 내일 학교 가서 친구들에게 왜 하는지 물어볼게요
- (그걸 왜 친구들에게)....................... 뭐 그러던가
다음날 학부모 동아리 모임이 끝나고 모범생 아이를 둔 엄마 몇 명과 점심을 먹으며 물어봤다.
나 - 글쎄 울아들이 인별그램을 하고 싶다더라니깐요. 어이가 없죠?
엄마1 - 엉?? 우리 딸 하는데요
엄마2 - 우리 애도 하는데요!
엄마1 - 얼마 전 중간고사 올백 맞은 현빈이도 하고, 과학고 간다는 걔도 하고... 안 하는 애를 못 봤는데요?
나 - 그... 그래요?? 하 하 하....
그날 저녁에도 어김없이 수다쟁이 중2가 입을 열었다
- 아 맞다. 제가 친구들에게 물어본다는 걸 깜빡했어요
- 응응 괜찮아. 다음에 천천히 물어보면 되지
- 네네
- (휴우...)
SNS 하겠다는 아이의 엄마는 처음이라 우째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카톡으로 못하는 게 없던데 굳이 SNS까지...
이미 공부 외에도 관심사가 참 많은 내 아이.
올초 겨울방학 때 유툽 채널을 운영하더니 순식간에 구독자 300명이 넘는 맛을 본터라 인별그램을 하게 되면 팔로워수에 집착할지도 모른다.
내가 판단하기로 나는 꽤 공정한 엄마다.
그러니 신중하게 고민해 보자.
그나저나 나는 뭘 하더라...
나는 일단,,, 페북, 인별그램, 유튭, 틱톡, 브런치정도.. 하고 있네.
.
.
.
뭐,,, 나는 학생도 아니고 심지어 갱년기 엄마니깐 하고 싶은 거 다~ 해도 되지!
억울하면 니가 갱년기 엄마 하던가!
아!!!
중2가 이번 기말고사때 올백을 받으면 인별그램을 허락해야겠다
대박!! 역시 나는 공정한 엄마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