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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 May 28. 2024

방귀가 좋아? 엄마가 좋아?

술꾼 중2 엄마들

아....

연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이제 20분 남았는데 글 한편을 어떻게 쓰남.


지난주에 중2 엄마 2명과 동네 치킨집에서 소맥을 마셨다. 원래 소주는 잼병인데 거기서 파는 술은 맥주와 소주뿐이었다. 맥주만 마시게 되면 대화의 흐름이 끊길 정도로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기 때문에 과감히 소맥으로 시작했다. 엄마들의 오고 가는 즐거운 대화 속에 나란 사람. 결국 막판 기억이 사라졌다.


다음날 숙취 때문에 괴로워하면서 이런저런 걱정에 휩싸였다.

내가 취해서 무슨 실수라도 한건 아닌지..

그 엄마들과 오래된 사이도 아닌데 이를 어쩌나..

오전에 다른 엄마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는 톡들이 오고 갔고, 생각보다 큰 실수를 한건 아닌 것 같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인생이란..

항상 반전이 도사리고 있달까..

그날 저녁 중2 아들이 나에게 쫑알쫑알 말을 건넨다.

- 엄마 혹시 기억나세요?

- 뭘?

- ㅎㅎㅎㅎ 어젯밤요. 기억 안 나세요?

- 뭐.. 엄마 약속 갔다가 와서 잤잖아

- 몇 시에 들어오셨는진 아세요?

- 12시 넘어서 왔겠지

-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기억 못 하실 것 같아서 제가 다 찍어놨어요

- 응???

- 좀 긴데.. 천천히 보세요.


중2는 내 폰(이건 매우 고마운 일이다)으로 술 취한 엄마를 18분짜리 동영상으로 남겨뒀다.

나는 아들에게

- 너 운정고 갈 거지? (이 동네에서 공부 제일 잘하는 아이들이 가는 학교)

- 네

- 운정고 가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어?? 어??

- 네네

사실 이까지는 크게 문제 될 게 없었다.

그런데 그다음 장면..

- 엄마의 방귀를 받아라!

뿌웅~~~!하는 소리가 들렸다.

- 아들아!

- 네

- 방귀가 좋아? 엄마가 좋아?

- 당연히 엄마가 좋죠

- 방귀가 좋아? 엄마가 좋아?

- 엄마 많이 취하셨어요?

- 참나.. 안 취했거든!!

뭐..

내가 연재를 하겠다고 해놓고 일주일 동안 글하나 안 쓴 거 몹시 반성한다.

앞으로는 미리미리 준비해서 나의 치욕을 까발리는 일은 다시는 없도록 해야겠다.

아들아!

나도 널 방귀보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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