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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 Jun 19. 2024

몸은 더러워도 입은 깨끗하게

유전자의 힘

나는 우리 중2의 아빠와 왜 결혼을 했을까?

워낙 오래된 일이라.. 뭘 얼마나 사랑해서 결혼까지 했는지 잘 기억나진 않는다.

한 가지 생각나는 건 7년 연애생활동안 욕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거?!!

(심지어 경상도 남자인데,,,)

결혼 이후에도 20년넘도록  NO욕한.


그런 아빠의 아들인 우리의 중2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탐구해 보자.

요즘은 초등학생들마저 욕을 찰지게 한다고 들었다. 하물며 중2 남학생인데 욕을 1도 안할리 없다.

앞화에서 얘기한 발로란트는 자기편들과 대화하며 상대팀을 소탕?하는 게임이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아들이 친구들과 게임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친구1: 아이 C****

아  들: 태우야 욕하지 마

친구2: 오른쪽오른쪽 이****!!!

아  들: 두환아 욕하지 마

친구3: 야 죽여 죽여 거기 거기 이런 ****

아  들: 욕 좀 하지 말라고!


친구들과 게임을 하는 건지 바른말 쓰기 교육을 하는 건지..

요즘 보기 드문 고운 말 쓰는 중2 남학생인 점은 솔직히 자랑할만하다고 본다.

그런데  얘한테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안.씻.는.다.

씻을래? 공부할래?

0.1초의 고민도 없이 공부하겠다고 즉답한다.


그런데 말입니다.

유전자의 힘이란 얼마나 대단한지!

남편이 젊을 때 잘 안 씻었던 기억이 났다.

와~우!

몸도 깨끗하고 입도 깨끗하기는 쉽지 않은가 보다.

나는 갱년기치고는 아주 긍정적인 엄마라 자부한다.

4인 가구치고는 수도세와 급탕비가 적게 나온다는 점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 나쁘지 않다!!


어제는 오래간만에 깨끗해진 중2가 온몸으로 춤을 추면서 말했다.

"엄마! 저 오늘 정말 깨끗한 날인데 같이 자면 안 돼요?"

나는 두 팔 벌리며 했다.

"Why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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