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항상 그 곳에. 무던한 아카이브, 교보문고

by 오 광년 Feb 16. 2025

일요일 오전, 

여전히 춥다. 


1호랑 같이 교보문고를 찾았다. 

책 냄새가 좋다. 

책을 뒤적거리는 사람들도 편안해 보인다.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낯선이지만, 왠지 호감이 간다. 

길거리에서 스쳤으면 그저 그랬을 텐데 

여기선 길을 터줄때도 작게 고개라도 끄덕거려진다.  


교보문고만의 공기와 온도가 있다. 

일주일 동안 삶의 틈바구니에서 정신없이 부대끼던 게 위로받는 기분이다. 


다들 돈돈돈... 거리며서 사는 거 같아 숨이 막힐 때가 있다. 

삶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고 현명한 처사임에는 분명한데

옆눈으로 힐끗거리며 나도 뛰어야 하나, 흉내라도 내야지 하다가도 

숨이 차는 건 사실이다. 

교보문고에 오니 그 불편하고 거북한 속이 나아진다. 

드넓은 공간을 꽉꽉 채운 책들이 하나도 숨막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알록달록 문구류에 (볼펜따위, 수첩따위지만... 그 곳에서 나는 다섯시간도 서 있을 수 있다.ㅋㅋ)

색색의 카드들...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마음이 청량해진다. 

천천히 가도 된다.

여유있게 살아라.

니가 편안해지는 일부터, 그 방향부터 하나씩 해나가라. 

예전엔 꿀같은 휴식시간이 생기면

꼭 누구를 만나야만 되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누구 보다는 어떤 장소를 가는 걸 더 즐긴다. 


그 몇몇의 장소 중에 하나가 나한테는 서점이고.

특히 "교보문고"다. 

왜?

글쎄. 

아마도 짐작컨데, 교보문고에 다녀오면 뭔가 쓸만한 번쩍임을 하나는 얻어왔던 거 같다. 신기하게도, 그게 어떤 인과관계인지는 설명할 순 없지만. 꽉 찬 잡념은 지워지고, 겉만 맴돌면서 흐물거리던 생각은 속을 채워 힘이 생긴다. 


끝으로, 교보문고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면서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서울 사람이 아니라, 

광화문 교보문고는 어떠한지 참 궁금하다. 풋. 

어떤 온도와 냄새가 날까? 그 곳은? 

이전 08화 콩나물을 끼고 한참을 걷다보면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