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사업 3년 차가 되었습니다. 짧다면 짧지만 돌이켜보니 많은 일들을 겪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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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방문한 세무사님이 잘하고 있다 말씀하시더군요. 창업 한 사람들 절반 이상이 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데 책과강연은 잘 성장하고 있다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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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런 것이 서초동에 온 지 이제 1년이 되어가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양옆으로 사라지고 생겨난 점포들이 꽤 보입니다. 쌀국수집은 전골집으로, 유인 커피숍은 무인 카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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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걸으며 공사가 한창인 점포들을 보곤 합니다. 언듯 보면 같은 공사처럼 보이지만 유심히 보면 사뭇 다릅니다.
개업을 위한 시설 공사는 힘이 넘칩니다. 힘들지만 과정 자체가 즐겁습니다. 주인인 듯 한 남자가 바삐 오가며 이것저것을 체크합니다. 그의 얼굴엔 '희망'이란 두 글자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반면 공사강 폐업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밖으로 날라지는 테이블과 의자를 발견할 때입니다. 그것들이 트럭 뒤에 쌓이면 중고 거래 업체로 운반이 됩니다. 그곳에서 이들은 또다시 누군가의 꿈이 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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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집 앞에서 [맛의 공방] 이란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동네에서도 안쪽으로 꺽어들어가 길 모퉁이에 자그마하게 간신히 붙어 있는 이름마저 근사한 이곳은 기본 메뉴를 제외한 나머지 음식은 주인이 그날 내고 싶은 음식을 만들어 내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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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가게 이름과 톡특한 메뉴 때문에 얼마 전부터 꼭 가봐야지 하며 벼르고 있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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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 집을 발견했을 때엔 불이 꺼지고 문이 잠겨있었는데 그때는 지금보다 더 휘갈겨쓴듯 한 쪽지 한 장이 붙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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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히 병원 갑니다. 오픈 시간 저녁 5시까지 오겠습니다.' _
그날 늦더라도 '꼭 방문해봐야지' 결심하고 늦은 시간까지 전화했지만 끝내 끝나지 않는 통화연결음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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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 오늘 방문했더니 이번엔 '폐업'이라는 단어가 저를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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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낙엽처럼 건조한 그 단어가 가슴 한편을 왜 그리 씁쓸하게 만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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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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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정말 아니면... 혹시... 그 전 주에 병원에서 무슨 일이 생겨 급히 가게를 정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아니면 다른 어떤 이유가 있었을까요? 머릿속에서 온갖 상상들이 짧은 시간에 어지럽게 흔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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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에게 별일이 없기를 짧은 시간에 수십 번 진심을 다해 빌었습니다. 결국 그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자식이자, 배우자 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Salubrem et Felicem vitam vivam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