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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Oct 08. 2018

임금님의 사건 수첩

오보가 삼보가 되는 순간

그의 이름은 오보


오보. 오보 가까이 있으라는 뜻이다. 오보 이상 떨어지지 말라는 뜻으로 그의 임금은 그를 오보라 불렀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임금의 자리는 늘 누군가가 호시탐탐 노리는 자리이다. 그래서 임금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강해져야 했고 자신을 가까이에서 따라다닐 ‘조수’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를 어떻게 믿나? 임금은 그의 충심을 알아보기 위해 테스트를 하게 되고, 그 테스트를 통과한  신입사관 윤이서는 오보가 된다.


신뢰를 얻은 순간 그는 오보가 되었다.


오보의 눈에 비친 임금은 어떤 사람이었나?


임금은 그의 눈에 기이한 사람으로 보였다. 근엄함과 체통 따위는 찾아보려야 찾을 수 없었다. 임금은 편자위(마술)를 배운 사람으로 입에서 트럼프 카드를 꺼내 그를 놀래키는가 하면 (나는 정확히 이 지점에서 이 영화의 원작이 만화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 영화는 동명의 만화가 원작이다) 호기심이 많고 장난이 심했다.


그는 어렵게 관직에 올랐으나 극한 직업임을 느끼고 건강한 아버님을 거짓말로 아프게 만들며 일을 그만두려 하지만 그만두지 못한다.


그는 이미 임금의 신임을 얻은 상태인 ‘오보’ 상태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에게는 한번 본 것을 정확히 기억해내는 신묘한 재주가 있었다.


그는 어떻게 삼보가 되었나?


투덜거리면서도 한결같은 충심을 보여주는 오보에게 임금은 삼보 이상 떨어지지 말라는 뜻으로 그를 ‘삼보’라 부르기 시작한다.


신뢰는 하루 아침에 쌓이지 않는다. 그러나 누군가를 믿기로 결정하는 순간은 한순간에 그가 보이는 진심이 내 마음에 닿은 순간일 것이다. 그 진심이 행동으로 묻어나올 때, 그 순간 우리는 누군가를 믿게 되고 신뢰할만한 사람으로 평가하게 된다.


오랜시간 함께 했다고 해서 신뢰가 쌓이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한결같은 진심, 일관성 있는 태도를 보이는 어떤 사람을 우리는 자연스럽게 신뢰하게 된다. 그가 어떤 사람이냐가 중요한 것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일 것이기에. 오보에서 삼보로, 그리하여 임금을 지켜낸 신하와 그를 믿고 의지한 임금. 임금과 신하가 믿음과 신뢰를 주고 받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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