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렌터카 여행

노 엑시덴또 구다사이

by 심루이

눈보라와 함께 온 도요타 야리스 크로스

홋카이도 8일. 짧지 않은 일정이라 여행 코스에 조금 욕심을 부렸다. 홋카이도에 대해 찾아볼수록 가고 싶은 곳은 많았고 우리 집에는 베이징 운전 6년 경력의 베스트 드라이버가 있기에 차를 렌트하기로 했다. (우리가 느끼는 운전 난이도 극상 레벨은 중국이다) 하코다테에서 차를 빌려 도야호수, 노보리베츠, 후라노, 비에이, 아사히카와, 오타루까지 돌고 삿포로에서 반납하는 어마 무시한 일정. 각 도시별 이동 시간은 1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로 크게 무리는 없어 보였지만 눈길에 지진 이슈까지 있었기에 차 렌트 전날 살짝 잠을 설쳤다. 눈 덮인 홋카이도를 보고 싶지만 너무 많이 내리지 않기를, 시야가 잘 확보되기를 바라는 양가적인 마음이 되었달까. 춘이 차를 픽업하러 가는 아침, 비만 주룩주룩 내려 아쉽던 하코다테에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여행의 신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실제 운전을 해야 하는 춘의 마음은 어땠을까? 하지만 그는 문제 해결이 제일 쉬운 ESTJ. 깜빡이 대신 와이퍼를 종종 작동한 것을 빼면 운전 시작 10분 만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중국 베이징 좁은 후통에서 5년 동안 갈고닦은 운전 실력 어디 안 가요.


마츠다 CX30 혹은 동급 차종을 신청한 우리에게 온 차는 도요타 야리스 크로스. 뒷좌석을 하나 접으면 28인치 캐리어 3개가 들어간다. 가끔 이런 정보가 귀하다.

홋카이도 하코다테 춘 (9).jpg 갑자기 몰아친 하코다테의 눈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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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엑시덴또 구다사이

렌트카 직원이 제일 먼저 한 일은 트렁크에서 빗자루를 꺼내 눈 치우는 시범을 보여준 것. 파파고와 몸의 언어를 동원해 실외 주차를 할 때는 와이퍼를 세워놓으라는 것도 알려줬다. (와이퍼가 얼어버리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고는 타임즈렌터카 하코다테 공항 지점이 지난 46일간 무사고였다는 기록을 보여주며 '노 엑시덴또 구다사이'를 외쳤다.


듣던 대로 일본 운전자들의 매너 운전은 수준급이다. 8일 동안 자동차 경적 소리는 딱 한 번 들었다. (그 한 번도 차를 렌트한 외국인이었을지도.) 춘은 일본 운전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이제 적응했다!'라는 자만심일 뿐 어렵지 않다고 했다. 갑자기 눈보라가 덮쳐와 시야가 흐려질 때는 살짝 겁나기도 했지만 조금 익숙해지니 눈보라를 바라보며 환상적인 기분을 느끼게 됐는데 도야호수 사이로 전망대로 가는 길에 만난 광경이 그랬다.


원래 교통 비용이 사악하기로 악명 높은 일본답게 고속도로 톨게이트 비용이 높다. 홋카이도 장거리 여행을 계획한다면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홋카이도 할인 패스 'HEP'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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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wonsim105/224127066049

홋카이도 여행의 전부

달리는 차 안에서 취향의 노래를 들으며 눈 쌓인 길들을 원 없이 봤다. 비에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아침의 흰수염 폭포도, 크리스마스 트리도 아니었다. 달리는 차에서 바라보는 마을의 눈 덮인 풍경들. 마음이 말랑말랑 깨끗해졌다. 홋카이도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고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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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걷고 매일 쓰는 도시산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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