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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른디귿 Apr 16. 2021

당신의 시간

모모의 詩선

<이미지 출처 - pixabay>




당신의 시간

-정혜서


딛고 서 있는 곳에서 자유를 느낀다던 너는 언젠가 말했다 

더 이상의 사색은 없다고

결국 사색도 돈이 있어야 하는 고급 취미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사막은 없다고


계절의 바람을 온몸으로 맞이하고 소리의 풍성함을 온몸으로 이해했던 너는

더 이상 항거할 힘을 잃었나 보다

아니 더 정확히는 너도 별 볼일 없구나 

자기 합리화를 하는구나


비어있는 의자에 남은 건 얽매이지 않는 삶의 방식뿐이었다     

도보 여행자를 꿈꾸었던 너는 농부가 되어 나타났다 

꽤 단정한 모습을 하고

자신이 딛고 있는 세상을 위해서는 방향을 바꿔볼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꽤 단호한 어조로


전장에 나가는 장수 같은 눈빛을 한 그가 살아있다고 느꼈다

계절의 변화는 활기를 불어넣어 더 담대하게 변화시켰다

고통과 기쁨 위에 새겨진 시간이 흐르니 대지에 온기가 돈다

오장육부를 타고 흐르는 혈은 마침내 정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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