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른디귿 Apr 19. 2021

다정하지 않은 가족

모모의 시집



다정하지 않은 가족

-정혜서



전혀 나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전화 한 통에

예민한 마음이 메말라 깨진 돌날처럼 날카로워졌다

차라리 연락을 하지 말지

정다운 말 한마디가 고픈 나는

제 할 말만 하고 뚝 끊어버리는 목소리의 단면을

조각난 돌날로 팍팍 긁어 짓뭉개고 싶다

뾰족하게 흩어진 소음을 모아 가늘고 긴 줄을 만들어 

따뜻한 음색으로 노래를 들려줄까

투명한 하늘 높이 연을 날려볼까

얇은 줄로 연명하는 우리는

다정하지 않은 가족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