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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림 Jun 13. 2024

에코프렌들리, 길리섬

초록색 테라피



길리 트라왕안 섬은 주요 교통수단이 말과 자전거이다. 환경 보호를 위해 매연을 발생시키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운행이 금지되어 있다. 전기 오토바이의 경우만 허용이 된다. 자동차 없이 어떻게 이동을 하느냐고? 




드디어 이곳을 소개할 차례가 되었다. 바로 tvN 프로그램 ‘윤식당’을 통해 국내에 알려진 ‘길리 섬’이다. 엄밀하게 말해서 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혹은 길리 T(Gili T)라고도 부른다. 길리 트라왕안의 동부해안으로 숙소를 잡았다. 숙소 바로 앞에 바다가 펼쳐진 곳으로 무엇보다 바다거북 출몰 지역이란 점이 마음에 들었다. 길리의 수중 환경은 괌만큼 인상적이었다. 괌의 경우 얕은 수심에서도 다양한 어종의 열대어들을 볼 수 있는데, 길리는 괌만큼 수정처럼 맑은 바다를 자랑하진 않지만 가까운 발리에 비해 수중 환경이 뛰어나고 얕은 수심에서 바다거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스피드보트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지 않더라도 해변가에서 칵테일을 마시다가 바다에 들어가면 바다거북을 만날 수 있으니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바다거북(Chelonia mydas)은 '그린터틀(Green turtle)'이라고도 불리는데 바다거북에게서 짜낸 기름이 녹색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과 CITES에서 모두 멸종위기종으로 선정되어 있으며,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보호조치가 내려져 있기 때문에 길리에서 바다거북이 우아하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수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긴 아쉽다. 







바다거북은 소형어류, 해조류, 해초 등을 먹기 때문에 길리 섬에서 매일 아침 8시경이면 얕은 수심에서 해조류와 해초로 배를 채우는 바다거북과 함께 수영을 할 수 있다! 스노클 장비를 지참하지 않았더라도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를 할 수 있다. 물론 스노클 장비는 입으로 물어야 하는 만큼 개인 장비가 위생적이며, 어쩔 수 없을 때는 대여를 하는 방법이 있다. 길리 섬에는 대표적인 다이빙 포인트들이 Shark Point, Manta Point, Meno Wall 등 약 19개가 있고 PADI 인증 코스에 참가할 수 있다. 


길리 트라왕안 섬은 주요 교통수단이 말과 자전거이다. 환경 보호를 위해 매연을 발생시키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운행이 금지되어 있다. 전기 오토바이의 경우만 허용이 된다. 자동차 없이 어떻게 이동을 하느냐고? 길리 트라왕안은 길이가 3km, 너비가 2km로 인구는 약 1,500명의 작은 섬이기 때문에 자전거와 말만으로 1시간이면 돌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에서 해방될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길리만의 친환경적인 분위기를 찾아서 전 세계에서 여행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매연, 소음이 없어서 오후 시간대에는 평화로움만이 이 섬을 지배한다. 말이 끄는 마차인 치도모(cidomo)는 2~4명까지 탈 수 있으며 기본 편도 요금으로 100,000IDR(약 8,500원)을 내야 한다. 숙소에서는 프론트에 치도모를 불러달라고 요청하면 간편하지만 일단 숙소 밖을 나선 후에는 치도모를 어떻게 불러야할지 몰라서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마차는 그랩(Grab)으로 부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지나가는 마차를 손짓해서 잡기도 하고, 카페에서 마차를 불러달라고 요청하면 응해줄 것이다. 길리의 땅에서는 흙먼지가 일어나고 마차와 말에 달린 장신구들이 짤랑거리는 소리를 내고 말발굽 소리가 청아하게 대지를 울린다. 말에게는 고되겠으나, 많은 여행자들이 발리에서 길리 여행을 최고의 탈출구로 꼽는 이유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없는 곳’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자전거는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기후 지역보다 열대기후 지역에서 더욱 유익한 존재인데, 자전거를 타면서 바람을 쐬면 숨 막히는 더위도 눈 녹 듯 사라진다. 자동차도, 오토바이도 없고, 두 손을 놓고 자전거를 타더라도 방해할 요소가 거의 없다. 하지만 길리에서 자전거를 타며 해안가를 따라서 달리다보면 북서쪽 해안가는 비포장도로이기 때문에 자전거로 달리기에 평탄하지 않은 편이다. 길리는 지금도 발전하고 있는 섬이기 때문에 땅이 파헤쳐져 있기 때문에 자전거를 운행할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늦은 오후가 되면 클럽 호객 행위가 시작되고, 섬은 이례적으로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이곳 길리 트라왕안은 밤이면 ‘파티 섬’으로 바뀐다. 밤은 라이브 음악으로 낮보다 활기를 더한다. 저녁 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보면 클럽음악이 쿵쾅쿵쾅 들려온다. 해안가를 따라 늘어서 있는 레스토랑 어디든 즐거움을 배가해준다. 칵테일이나 목테일(논알콜 칵테일) 한잔이면 잠들기 전 축배를 들기 충분하다. 낮의 평화를 위하여,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없는 곳을 찾았다는 기쁨을 위하여, 길리의 마지막 밤을 위하여, 물론 숙소에서 마실 빈땅은 별도다(만취는 금물이다). 


페소나 라운지(Pesona lounge)

해 질 녘 자전거를 타고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두리번거리며 해변을 달리다가 진분홍색 부겐빌레아 꽃을 보고 저절로 브레이크를 밟게 되는 곳이다. 인도 음식점과 숙소를 운영하는 페소나 라운지(Pesona lounge)는 메뉴가 다양했지만 그 중에서도 인도 음식이 메인이었다. 마젠타 컬러의 부겐빌레아 꽃 아래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별말을 나누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앉아 있고 싶은 그런 공간이다. 인도식 시금치 커리와 멕시코 음식인 퀘사디아는 6살의 아들 입맛에도 잘 맞았다. 발리에 와서 배앓이를 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준비해간 상비약이나 김 반찬도 필요없을 만큼 잘 먹어서 기뻤던 시간이다. 음식은 1만원대, 음료는 5,000원대, 칵테일이 1만원대로 길리뿐만 아니라 발리도 종교적인 이유로 주류가 특히 비싼 편이다. 이른 봄, 서울의 고궁에 매화꽃이 피는 지금 진분홍색의 부겐빌레아 꽃이 흐드러진 길리의 잊지 못할 진분홍색 평화가 오버랩된다. 

주소: Jalan Raya Trawangan, Gili Indah, Kec. Pemenang, Lombok, Nusa Tenggara Bar. 83352 인도네시아

전화번호: +62 811-3900-9660

영업 시간 : 08:00~01:00

홈페이지 : https://www.pesonaloungetrawangan.com



길리 섬 가는 방법

길리는 길리에어, 길리A, 길리T까지 3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에서 ‘윤식당’ 촬영지는 길리 트라왕안(길리T)이다. 현지 사삭어로 ‘길리’는 ‘섬’을 의미한다. 길리의 3개 섬은 발리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고, 발리의 동쪽 부두인 파당 바이(Padang Bai)에서 매일 오전에 발리에서 출발하는 페리를 타고 출발한다. 쾌속정을 이용하면 좀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멀미에 약한 사람은 에카자야(Ekajaya), 블루워터(Blue water)를 선택하는 게 좋다. 최근에 와하나(Wahana) 쾌속정이 새로 생겨서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금액대로는 블루워터가 가장 비싼 편으로 1인 왕복 요금이 10만원대이며 그 다음으로 에카자야, 와하나 순이다. 건기와 우기에 운행 시간과 금액이 상이하기 때문에 꼼꼼하게 확인하는 게 좋다. 길리 트라왕안은 길리 섬 중에서 가장 발전한 곳인데, 좀 더 외딴섬을 찾는 여행자라면 길리 메노(Gili Meno)나 길리 에어(Gili Air)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독립출판물 <모든 색이 치유였어2> 출간!



- 2023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

- 2023 약 8주간 여행 부문 베스트셀러


호림은? 

J컬러소통연구소 대표로 색채심리상담사 1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여행이 가진 색깔들로 테라피합니다. <모든 여행이 치유였어1>, <모든 색이 치유였어2>를 썼습니다. 15년간 베테랑 기자로 일을 하면서 300명에 달하는 CEO들을 전문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056630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0919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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