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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림 May 23. 2024

머나먼 고통

초록 테라피

먼 곳을 향한 동경 또는 여행 충동을 독일어로 Fernweh라는 한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데, 직역을 하면 먼(Fern), 고통(Weh)이 된다. 여행은 아무 고통없는 자신의 안전지대comfort zone를 벗어나는 행위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걸 알면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익스트림 스포츠에 도전한다. 하물며 한겨울에 얼음물 입수를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부상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며…’라는 내용의 서약서에 호탕하게 동의를 했지만 안전띠를 매면서도 손에 땀이 난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잘못된 선택이 틀림없다며 적신호가 깜박거리지만 패러글라이딩, 스카이다이빙, 래프팅을 하러 간다. 삶은 잘못된 선택 때문에 고통으로 가득한 순간이 있고, 익스트림 스포츠처럼 우리가 기꺼이 선택하는 고통이 있으며, 고통스러울 정도로 무료한 시간이 있고, 지독한 농담 같은 고통도 있다. 심하게 웃을 때 입이 아프고 눈물이 나는 것처럼 행복한 감정도 미묘하게 고통스럽다. 


고통에서 도망다닐 때 알코올, 약물, 니코틴, 성형 중독 등의 의존증에 노출되기 쉽지만, 고통 그 자체로는 우리가 살아 있음을 인식하게 해주고 통찰하게 해줄 뿐 삶을 죽이거나 병들게 하는 기능이 없다. 고통은 체지방과 같다. 몸을 보호해 주지만 너무 적거나 많지 않게 적절한 관리가 요망된다. 갑자기 한숨이 쉬고 싶다. 멀리 바투르 산을 바라보며 존재의 고통이 멀게 느껴졌고, 고난조차 먼 일처럼 여겨졌다.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그물 위에서 요가 자세를 취하면서 중심을 잡으려고 애썼다. 지금까지 나무 자세vrksasana를 시도한 장소 중에서 가장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그물이 출렁거렸다). 나는 눈 감고 누구보다 오래 이 자세를 유지할 자신감이 넘쳤지만, 뒤에서 몇 사람이 낮게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다. 













독립출판물 <모든 색이 치유였어2> 출간!





2023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 2023 약 8주간 여행 부문 베스트셀러



호림은? 

J컬러소통연구소 대표로 색채심리상담사 1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여행이 가진 색깔들로 테라피합니다. <모든 여행이 치유였어1>, <모든 색이 치유였어2>를 썼습니다. 15년간 베테랑 기자로 일을 하면서 300명에 달하는 CEO들을 전문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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