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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림 May 31. 2024

발리에서 그네를 타면 생기는 일

초록색 테라피



두 눈을 감고 발리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색깔이 뭘까? 바로, 초록색이다. 세계의 배꼽으로 불리는 아궁산을 중심으로 산악지형으로 이뤄진 화산섬이기 때문이다. 기하학적으로 조성된 계단식 논밭을 보라! 화산섬에 정착한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주식인 쌀을 생산하기 위해 산을 깎아서 인공적인 지형을 만들었다. 중력을 활용하여 논에 물이 골고루 공급될 수 있도록 설계한 전통적인 관개 시설인 수박(subak)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수천 년간 식량을 공급해 온 논밭은 세계적인 관광 자원으로 변모했다. 쌀을 생산하기 위해 산을 깎으며 우연히 얻어진 결과물로서 조형미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계단식 논을 중심으로 관광 코스들이 대거 개발되면서 발리 스윙, 수영장 카페들이 조성되어 있다.   



초록색 전망의 카페에 앉아서 주스를 마시며 쉬는 상상을 해보라!



자연의 색채인 초록색으로 심신을 이완시켜주고, 규칙적인 간격으로 조성한 지형의 일정함은 생각의 속도와 호흡을 안정시켜 준다. 대도시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풍광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 된다. 접근성이 좋고, 모던한 인프라가 가진 편의성이 발리를 디지털 노마드들의 성지로 만들었다. 



뜨갈랄랑에 있는 티스 카페는 넓은 계단식 논밭 풍경을 볼 수 있는 수영장 카페이다. 뜨갈랄랑 지역에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발리스윙을 이용할 수 있다. 발리는 수영장이 딸린 카페가 많기 때문에 수영복이 필수다. 뜨갈랄랑은 발리의 곡창지대이지만 발리스윙으로 더 유명해졌다. 대표적인 발리스윙 장소로 알라스 하룸(Alas Harum)과 알로하 스윙(Aloha swing)이 있다. 공중에서 계단식 논밭 위로 그네를 타는 아찔한 액티비티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서 현재는 누사페니다 섬 등에서 오션 스윙도 즐길 수 있다. 알로하스윙에서 재밌게 발리스윙을 탔지만 의상 대여료, 입장료를 합쳐서 한화로 약 6만원을 지불한 건 그리 유쾌한 경험은 못되었다. 알로하스윙에서 5분 거리의 티스 카페는 발리스윙은 물론 석양을 구경하며 여남은 오후 시간을 느긋하게 수영하며 보낼 만하다(아까운 내 돈!). 수영장을 이용하려면 최소 결제 금액(Minimum spend)을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누가 높은 산에 그네를 설치할 생각을 했을까?



몇 해 전부터 발리의 필수 코스가 된 '정글 스윙'은 계단식 논을 배경으로 즐길 수 있는 인기 있는 액티비티이다. 누가 높은 산에 그네를 설치할 생각을 했을까? 산을 깎아서 논을 만든 선조의 후손들이기 때문에 고안할 수 있을 만한 아이디어가 분명해 보인다. 






쨍쨍한 햇빛이, 초록색 나뭇잎에 부딪혀 부서져 산란한다. 올려다보기만 했던 초록색의 야자수를 발아래에 두고 그네를 타며 알이 깨지듯, 햇빛이 나뭇잎에 부서지듯, 사고의 견고한 틀도 금이 간다. 발리에서 그네를 '제대로' 타면 생기는 일이다. 




독립출판물 <모든 색이 치유였어2> 출간!





- 2023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

- 2023 약 8주간 여행 부문 베스트셀러


호림은? 

J컬러소통연구소 대표로 색채심리상담사 1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여행이 가진 색깔들로 테라피합니다. <모든 여행이 치유였어1>, <모든 색이 치유였어2>를 썼습니다. 15년간 베테랑 기자로 일을 하면서 300명에 달하는 CEO들을 전문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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