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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宮)3

by JJ


경복궁에 다녀왔다.

별이 뜨면 별을 보고,

눈이 오면 눈을 맞고.


드라마 "미스터션사인"에서 김희성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나는 무용(無用) 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웃음, 농담"


여기에 눈을 포함해도 될 듯하다. 한 해 한 해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갖고 있던 신념이나 가치, 원칙들이 맞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런 생각을 깊이 해보아야 한다. 이해할 수 없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나도 그렇게 비추어질 수 있기에.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겠지...... 일생을 유용(有用) 한 것들만 좇다가 삶을 마감하는 우리들에게 무용(無用) 한 것들을 좋아했던 김희성이 유난히 멋있게 보이는 날이다. 궁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저 많은 사람들이 무용한 사람들은 아니겠지. 무용(無用) 한 것을 좋아한다고 무용한 사람은 아닐 테니.


어제는 딸과 옥상에 올라가서 별을 보았다. 별이 많이 보이는 날이란다. 딸이 어른이 되어도 가끔은 무용(無用)것들을 즐기며 여유 있는 인생을 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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