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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외로워

나이를 먹는 다는 것

by JJ Jan 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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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손목을 삐끗했다. 많이 다친 것은 아니지만 통증이 있어서 퇴근 후 집에 와서 아내에게 파스를 달라고 했다.


"여보 파스 어딨어?"


아내는 주방과 거실을 분주히 왔다 갔다 하며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어~ 거기 서랍장 열면 약통 있는데 거기에 있을 거야"


집안에 물건을 찾을 때는 늘 곤욕이다. 아내는쉽게 말하지만 내게는 보물찾기 처럼 어려운 일이다. 서랍장에서 파스를 꺼내서 붙이고 저녁을 먹었다. 밤이 되어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아서 다음날 병원을 가야겠다고 생각 했다.


다음날.

병원가기전에 머리를 자르려고  미용실에 들렀다. 언제나 그렇듯이 반갑게 맞아 주시는 원장님이다.


"어서 오세요. 사장님~ 어머 손목은 왜 그러세요?"


25년넘게 직장을 다니는 샐러리맨인데 미용실에만 오면 사장님이 된다. 미용실 원장님은 파스가 붙어 있는 나의 손목을 보며 말을 이었다.


"어유~ 사장님 저도 팔이랑 손목 아파서 한 동안 엄청 고생했어요. 얼른 치료 받으세요"


내가 대답했다.

"일하다 살짝 삐끗한 거 같아요. 괜찮아지겠죠 뭐"


다시 원장님이 말한다.

"아니에요 사장님. 얼른 병원 가셔서 치료받으세요. 저기 길건너에 정형외과 있죠? 거기가 잘하는 거 같아요. 오래 면 낳지 않아요"


한 동안 원장님은  쉬지 않고 동네 병원을 프레젠테이션 하셨다.


"얼음 좀 드릴까요? 냉찜질 좀 해 보실래요?"


"아녜요~ 괜찮아요. 통증 많이 없어졌고요. 병원 가야죠"


머리를 자르고 원장님이 말한 그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받고 나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원장님의 관심과 배려가 고마우면서도 내나 아이들에게 관심받 위로 받고 싶다는 생각.


아침에 식탁에서 밥을 먹을 때 파스를 붙이고 있는 모습을 봤을 텐데 손목이 왜 그러냐고 물어보는 사람은  없었다.

 "바쁘게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남자가 너무 옹졸하고 좀 스러운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 나 좀스럽고 옹졸하다. 삶이 지칠때는 옹졸해진다. 알겠냐?"


이보쇼~

다들 바쁘고 힘든거 아는데 가족끼리 그러는거 아냐. 서로 안부 좀 묻고 지내자고. 나도 관심받고 사랑받고 싶다고. 외로워서 결혼했는데 외롭게 만들면 안되지. 안그래? 보겠어.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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