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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2025년 2월 한국정치를 바라보며

by JJ

마흔이 넘어 정치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정치에 관심을 갖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30대까지만 해도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정치를 잘해도 내 월급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나의 아들, 딸은 서른이 넘으면 정치에 조금씩 관심을 갖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론에도 관심을 갖아야 한다. 우리가 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법으로 사기를 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법을 알아야 한다. 정치나 언론을 알아야 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내가 호위호식하고 부귀영화 누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나라를 망하게 놔두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정치가 잘되도 내게 득이 되는 것은 없을지 모르겠지만 정치가 망하면 나라도 망하고 결국 나도 망하기 때문이다. 나라가 망하는 틈을 노려 기생하는 기생충들만 살아남을 뿐이다.


올바른 것을 가려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정치를 많이 알 필요는 없다. 옳은 것, 더 나은 것만 구별할 줄 알면 된다. 건강하기 위해서는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영양제를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쁜 음식을 먹지 않고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훌륭한 정치인을 찾는 것보다 나쁜 정치인을 가려내야 한다. 그런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려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잘 관찰을 해야 한다. 아기가 자라서 성인이 될 때까지 매일 관찰하고 매일 관심을 갖고 매일 지켜봐야 하듯이, 정치도 비슷하다. 잘못하면 말해주어야 한다.


국회의원,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 정치적 영향력 있는 언론만 믿고 있으면 안 된다. 그들의 잔기술과 플레이에 말리면 안된다. 그들은 언어와 글로 기술을 부리는 것뿐이다. 그들을 잘 관찰하면 진실을 알 수 있다. 국민들은 그 힘을 키워야 하다.


사상가 김용옥 님이 "상식"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법으로 장난을 치면 안 된다. 법보다 더 위대한 것이 상식이다. 상식적이어야 한다. 법이 아무리 준엄하고 위대할지언정 상식적이지 않으면 법이 아니다. 그런 법은 없는 것이 낫다. 어렵게 얘기할 필요 없다. 법은 상식이다.




내가 회사에서 믹스커피 몇 개를 가져와서 집에서 먹었다고 치자. 회사 대표가 "당신은 회사 물건을 대표의 허락 없이 가져갔으므로 횡령이나 절도를 한 것이다. 경찰에 신고를 하겠다. 또는 당신을 해고(解雇)하겠다. "라고 한다.


반면 직원 A는 그 보다 훨씬 값비싼 물건들을 집으로 가져가서 먹고 쓰고 있다. 대표는 A의 행동을 묵인하고 방조하고 심지어는 격려한다. 이것이 상식인가? 이러한 상식과 비상식을 이해하고 판별하는 것은 법조인이나 정치꾼들이 아니어도,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것이다. 이것이 상식이다.


직원 갑돌이는 초특급슈퍼울트라 엘리트 코스를 밟은 재원이다. 그런데 학벌만 좋았지 일을 못한다. 일머리가 없고 심지어 회사 분위기까지 망친다. 월급은 제일 많이 받는다. 직원 갑순이는 저학력이고 외모도 별로고 머리가 좋지는 않지만 노력하고 계속 발전한다. 약간 싸가지는 없지만 일을 정말 잘한다.


회사는 어떤 직원을 써야 하는가? 회사가 어려워지면 누구를 해고할 것인가? 회사는 자선사업단체도 아니고 친목회도 아니다. 그래서 약간 싸기지가 없어도 필요하니까 써야 한다. 물론 베스트는 인성도 훌륭하고 능력도 출중한 직원이다.


그런 사람은 흔치 않다. 명의(名義)가 흔한가? 의술도 훌륭하고 인품도 훌륭한 의사가 흔하던가? 이렇게까지 풀어서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상식적으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있다. 감기 같은 것은 의술은 부족해도 가까운 병원으로 가는 것이고 암(癌)은 싸가지가 없어도 Top 3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상식이다.




정치인도 그렇게 선택해야 한다. 그런 눈을 키워야 국민도 호구가 되지 않는 것이다. 호구(虎口) 국민들이 얼마나 많던가? 그 호구들은 본인이 호구인지도 모른다. 눈먼 돈이 세금으로 나가는지도 모르고 감언이설로 주댕이를 까도 거짓말인지도 모른다. 사이비 종교집단에 가서 만세 삼창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호구가 되지 말아야 한다.


국가를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어떤 정치인이, 어떤 직원이 필요하지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일개의 구멍가게 같은 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이처럼 어려운데 하물며 국가를 책임지는 정치인들이야 두말할 것도 없다.

국민은 호구가 되면 안 된다. 괴롭히는 것을 부당하게 당하고 있으면 호구되는 것이다.


부당함을 참으면서 가만히 있으면 호구되는 것이다. 정치는 기술이 아니다. 정치는 스펙도 아니다. 국민은 다 알고 있다. 모른척하고 있을 뿐이다.

먹고살기 바빠서.


<끝>

2025년 2월 22일 제이제이 쓰심

*이미지출처 : woghks1545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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