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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Oct 10. 2024

볶음밥의 시대는 거하고 김밥의 시대가 도래하였으니

김밥

10년간 볶음밥만 해주었더니 이제 볶음밥이 먹기 싫은 가보다. 그래서 새로운 메뉴를 마스터하기로 했다.

이름하야 "아빠손 김밥".


얼마 전 아내에게 도제식으로 김밥 만들기 사사를 받은 후 드디어 실전에 투입이 되었다. 아이들이 배가 고플 때까지 기다렸다가 잽싸게 김밥을 내놓았더니 모두 잘 먹는다. 완판이다. 그런데 김밥 만들기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손이 이만저만 많이 가는 것이 아니다. 뒤처리는 더 빡세다. 아무쪼록 한 끼 잘 때웠으니 보람된 하루다.



나에게 밥은 생존하기 위해 먹는 음식 이외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밥은 나의 존재감을 각인시켜 주는 매개물(媒介物)이다. 밥은 자존심이기도 하다. 회사에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끼니를 건너 띠는 경우는 없다. 집에서는 아내와 말다툼을 하고 난 후에 밥으로 화해를 하기도 한다.


"밥 먹었어?"


"아니, 먹어야지"


이렇게 화해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밥은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오늘도 2시간 동안 김밥을 말면서 아내와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했다. 아이들은 식탁 앞에 앉아 김밥을 주워 먹으며 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이야기를 하고 학습에 관한 스트레스도 이야기했다. 내가 딱히 도움을 줄 만한 얘기는 못한 거 같고 김밥만 죽어라 말았다.


이게 볶음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인가? 다음에는 찌개에 도전을 해 보아야겠다.


밥을 같이 먹고 싶은 사람. 

밥을 같이 먹기 싫은 사람.

나는 누군가에게 밥을 같이 먹고 싶은 사람일까? 밥은 인간관계의 척도이기도 것 같다. 때론 밥은 계급이기도 하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계급이 나뉘기도 한다. 편의점 삼각 김밥을 먹느냐? 고급 호텔요리를 먹느냐.

밥은 따뜻하기도 하지만 비정한 것이기도 하다.


오늘은 에어프라이어에 붕어빵을 데워먹었다. 전자레인지만 사용하다가 장족의 발전이다. 어느 순간에 정신 차리고 보니 아들도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할 줄 아는데 나만 사용을 할 줄 몰랐다.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배워야 한다.


출처: 세바시 강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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