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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직원 어떤가요?

by JJ

2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서는 작은 회사의 특성상 잡무(雜務)나 잔업들이 가끔 있다. 아무도 하고 싶지 않으나 누군가는 해야 할 일들이 있는 것이다. A양은 입사한 지 1년이 지났다. 그 녀에게 야근, 특근은 절대 불가(不可)하다. 우리 회사의 경우, 토요일 특근은 일 년에 한두 번 정도이고 야근도 한 손에 꼽힐 정도다.


그러나 A양은 그것 조차 해당사항이 없다. 이유는 수당이 없다는 것이다. 강제할 수 없는 일이라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가끔 알아들을 만큼 언질을 주었지만 소용없다. 본인을 제외한 전 직원들은 야근과 특근을 하는데 마음이 불편하지 않은가 보다.


그 녀의 기준대로 법적으로 원칙적으로 따진다면 남아서 야근하는 회사의 직원들은 바보가 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전 직원이 동원돼서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면 같이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회사에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판단을 해서일까? 아니면 넓은 아량으로 다 이해를 하겠다는 것일까?




사정이 생겨서 상황이 그렇다면 이해하지만 특혜를 주어는 안된다. 특혜는 차별이다. 직장생활 30년 가까이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모든 일이 대화로 화기애애하게 풀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대화를 하다가 안되면 결국 강제성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 그걸 리더들이 하는 것이다. 소위 리더가 총대를 메는 것이다. 집에서는 가장(家長)이 그 일을 한다.


그 판단이 맞건 틀리건 책임을 져야 한다. 나는 회사에서 전역을 앞둔 말년 병장 같은 포지션이다. 더 관여하면 안 된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 칼에 피를 묻힐 필요는 없다. 그 녀가 법적으로는 수당 없는 야근과 특근을 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세상의 이치(理致)가 어찌 그렇던가?


직장생활 초창기에는 상사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요즘은 직원들 비위 맞추느라 스트레스다. 상사(上司)가 되면 상사의 어려움들이 있다. 나도 직원들에게 존경받을 만한 상사의 모습은 아니다. 나도 더 노력할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회사의 이런 사례를 얘기 해 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는 수당이 없어도 열심히 일하는 것이라고 말해 줄 것이다. 그것이 세상 사는 이치라고.


권리를 요구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유연해야 하고,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응을 잘해야 오래 살아남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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