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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시대

by JJ

확실히 외도하기 쉬운 세상이 되었다. 스마트폰과 OTT가 생긴 후 독서량이 줄어든 것처럼, 간통죄 폐지로 간통에 대한 부담감과 죄책감에서 가벼워졌다. 스마트폰과 OTT가 생겼어도 독서하는 사람은 여전히 열심히 책을 읽는다. 간통죄가 있거나 없거나 외도를 하지 않는 사람은 하지 않는다.


문제는 갈등하고 흔들리는 사람들이다. 흔들리는 사람들은 마음 편하게 바람을 피우게 되었다. 법은 더 신중해야 한다. 앞으로 어떤 세상이 열릴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하면서 법을 만들어야 한다. 가혹한 형사처벌은 아니더라도 법적인 책임을 더 강화시켜야 한다. 그것이 열심히 성실하게 가정을 지키려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국가적 책무다.


"억울하면 너도 바람피워"

"억울하면 니가 사장해"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


간통죄 폐지로 불륜이 늘어나고 이혼도 증가한다. 통계나 자료가 없는 것이지 피부로 느끼는 것은 심각하다. 외도를 이해한다니 얼마나 좋은가? 도덕적 책임 같은 것도 없다. 바람피우고 이혼하고 위자료 주면 되는데 무슨 도덕적 책임인가? 그냥 돈질하는 것이다.


외도도 레벨이 있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외도가 있고 습관적, 상습적 외도가 있다. 그런 상습적이고 쾌락적인 외도를 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잠재적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대놓고 외도하라는 멍석을 깔아 준 셈이다. 그게 무슨 성적 자기 결정권 존중이고 사생활 보장인가? 개 풀 뜯어먹는 소리다.


그럼 유혹을 뿌리치고 가정을 지키는 사람은 바보란 말인가? 성적 자기 결정권이 없다는 얘기인가? 가정이 붕괴는 사회의 붕괴이고 국가의 붕괴다. 사회가 변한다고 무조건 법을 바꾸는 게 좋은 건 아니다. 지킬 건 지켜야 한다. 세상이 변하면서 불륜채널도 다양하게 늘어났다. 아무리 싸구려 유튜버라고는 하지만 너무 성에 대해 적나라하다. 민망하고 낯 뜨겁다.



성은 아름다워야 하는데 역겹다. 성적인 호기심과 두근거림도 있어야 하는데 지저분하게 느껴진다. 조금은 가려진 모습이, 조금은 가려서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아름답고 섹시해 보이는 것이다. 조회수에 환장해서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 성에 대해서는 너무 솔직할 필요 없다. 적당히 솔직하면 매력이지만 너무 까발리면 천해 보인다. 음식으로 치면 불량식품 같은 것이다. 먹을 땐 좋다.


반칙하지 말라. 이혼하고 새로운 삶을 사는 데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바람도 욕심인 것이다. 가정일 잘하고 돈 잘 벌고, 애 잘 키우고, 이쁘고 몸매 좋고, 침대에서 화려한 기술을 펼치는 아내를 원하지 말라. 돈 잘 벌고, 잘 생기고, 몸매 좋고, 요리 잘하고, 똑똑하고, 책임감 강하고, 따듯하고, 육아 잘하고, 다정한 변강쇠 남편을 원하지 말라.


정신과 육체가 완벽한 배우자는 없다. 여러 가지 중에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외도를 한다는 괘변을 늘어놓지 말라. 당신은 외도할 이유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 논리면 우리 부모님 세대는 99%는 외도했고 이혼했어야 한다.


외도나 불륜이 자랑인 시대가 되어 버렸다. 헛짓거리 한 번 안 하고 사는 사람은 바보가 되어 버린 세상이다. 싸구려 유튜버의 근본 없는 저속함, 알고 싶지 않은 적나라한 사생활 얘기, 수위를 넘은 낯 뜨거운 성에 관한 얘기가 불편하다. 굳지 그렇게 확성기 대고 떠들고 자랑하지 않아도 된다. 침대에서 할 얘기를 마이크에 대고 하지 말라. 몇몇 사람의 좋아요와 댓글이 민심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간통죄를 헌법재판소가 폐지한 핵심 이유

① 성적 자기 결정권·사생활 침해

② 형벌의 효과가 미약함

③ 성윤리 기준 완화


이 3가지 이유가 외도와 이혼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고 노상방뇨하고 침을 뱉으면 과태료를 낸다. 그럼 돈 많은 사람은 꽁초 버리고 방뇨하고 침 뱉으며 다녀도 된다는 얘긴가?


결혼한 사람들이 행복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어른의 책무다. 어려워도 힘들어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가식도 아니고 위선도 아니고 거짓말도 아니다. 어른의 역할이다. 사랑해서 결혼하고 자식까지 낳았는데 외도하고, 이혼한다?


젊은 세대들이 어떤 모습을 보고 결혼을 하고 싶어 하겠는가?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결혼하고 출산하는 것도 힘든데 멀쩡한 가정을 깨고 외도하고 이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만큼 의지가 약하면 결혼하지 마라. 자격 없다. 혼자 살아라.


진부하게 황순원의 "소나기"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명품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발 싸꾸려 처럼 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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