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가지는 꼭 지키고 싶다.
1. 부부가 각방을 쓰지 않겠다.
2. 아이들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지 않겠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자의든 타의든 부부가 따로 방을 쓰는 경우가 생기는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부부는 한 방에서 자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우리 부부의 경우는 외벌이였기 때문에 아내가 주로 육아를 맡아서 했다. 퇴근 후에는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케어했으나 아내는 늦은 밤까지 집안일을 하느라 바빴다. 나는 다음날 바쁜 회사일 때문에 숙면을 위해서 종종 방을 따로 쓰게 되었다.
그런데 각방 쓰는 횟수가 늘어나다 보니 나중에는 그것에 익숙해지고 편해지기 시작했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참 무서운 것이다. 각방을 쓴다고 스킨십이나 부부관계가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소홀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각 방을 서로 원하면 괜찮지만 한쪽이 원하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가 된다.
결혼생활의 질이 떨어지고 부부관계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비단 스킨십의 문제만은 아니다. 가정을 꾸려나가다 보면 부부가 많은 대화를 하며 풀어나가야 할 일들이 생긴다. 그때마다 따로 시간을 내서 차를 마시거나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자연스럽게 한 방에서 한 침대를 사용하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옆에 누워 있는 사람에게 짧게라도 매일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그 짧은 대화의 힘은 무척 중요하다. 그 시간에 진심이 담긴 중요한 대화들이 많이 나온다. 보통의 부부는 대화를 할 때 회사에서 업무를 처리하듯 메모지에 적어놓고 대화를 하지는 않는다. 그때그때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서 대화의 소재와 분위기가 달라진다.
부부는 대화가 많을수록 좋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말을 하거나 들어주는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말이 아닌 대화를 해야 한다. 대화가 사라지면 공감대도 사라진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혹은 눈을 감았을 때 내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생긴다. 우리가 어릴 때 부모님이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었듯이 부부는 정서적으로 서로를 지켜주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싸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석고대죄할 일이다. 부부싸움이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앞에서 아내와 종종 다툰 모습을 보인 것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일이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어른의 문제로 아이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억지로 긍정적인 요소를 찾는다면 "지지고 볶으며 싸워도 다시 행복하게 살기도 하는구나" 하며 좋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부부싸움도 살면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우리 삶의 일부구나 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인생이 꽃길만 있겠는가? 아이들도 어른이 되면 어렵고 힘든 일들이 생길 것이다. 어려운 일이 생기지 않게 해 달고 기도하기보다는 어려운 일이 생겨도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혜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