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누군가의 말이 유독 거슬릴 때가 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말을 들었음에도 누군가는 마음속에서 감정의 소용돌이가 일고, 누군가의 마음은 고요하다. 같은 말도 누군가는 농담으로 받아들이기도 하는데, 누군가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평소 학력에 컴플렉스가 있던 사람은 교수가 어쩌다 던진 농담에 혼자서 웃지 못하기도 한다.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노력하던 사람은 마감을 지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말에도 자신의 능력을 믿지 못하는 것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때로는 그 말을 한 사람이 누군인지가 감정에 영향을 미칠 때도 있다. 친구가 한 농담을 듣고 나도 똑같이 같은 농담을 했는데 친구에게는 화를 내지 않던 사람이 내 말에는 화를 낼 수도 있다. 또 가끔은 자신만의 정의를 외치며 타인을 향해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이때의 감정은 사실일까? 문제는 정말 그 사람의 말일까, 내 과거 때문일까? 한 사람이 하는 말에 갑자기 발끈 성이 난다면 그 한 사람 때문에 성이 난 것이 맞을까, 아니면 과거의 모든 인물들이 한꺼번에 나에게 몰려오기 때문인 걸까?
심리학에서는 내 감정의 문제인데 그것이 사실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지적 오류를 정서적 추론이라고 한다. 즉, 내가 이렇게 느끼니까, 그게 사실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감정은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이므로 현상이지, 그것이 항상 사실인 것은 아닐 수 있으며 진실은 더더욱 아닐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를 향해 내 마음에 거센 마음이 일어나고 있을 때 내 옆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지,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도 같은 마음인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나의 과거와 그 과거속에서 맺었던 관계, 중요한 타인들이 나를 대했던 방식 등을 점검해보는 것이 사실은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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