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엄마랑 싸우고서 집을 나서거나, 친구들과 잘 놀고 있었는데 뭔가 소외감이 드는 상황이 생기거나, 기껐 짜놓았던 계획이 틀어지거나 삶에는 원치 않았던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그속에서 우리의 감정은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게 된다. 오늘 아침에 엄마랑 싸운 일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수다떨다 보니 잊힐 수 있고, 뭔가 낯선 감정이 훅 들어올 때는 다른 익숙한 감정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계획이 틀어져서 너무나 실망스러운 상황이 오더라도 다른 대안을 선택함으로써 그날 전체를 망치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이 적응적이고 유연한 삶의 방식이다.
그런데 이처럼 쿨하게 모든 것을 전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다면 애초에 스트레스라는 말은 탄생하지 않았을 테고, 힘든 마음같은 것도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몇 가지 점검은 해봐야 한다. 가장 먼저 점검해봐야 하는 것은 어떤 사건에 대한 해석과 그로 인한 감정이 몇날 며칠 지속되어서 일상에 계속 영향을 미치는지, 가끔 떠오르긴 해도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와 일상을 망칠 정도는 아닌지. 그 다음엔 그 일에 어떤 해결방안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오늘 아침 엄마와 다툰 것이 몇 날 며칠이 지속될 만한 것인지, 친구와 싸운 사건 하나가 관계를 끊을 만큼의 큰 사건이 맞았는지를 점검해봐야 한다.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나를 위해서.
심리학 중에서는 게슈탈트 심리학이라는 것이 있다. 이 이론의 주된 개념에는 전경과 배경이라는 것이 있는데, 전경은 주의를 끌고 초점이 맞춰지는 대상을 의미하고, 배경은 전경을 둘러싸고 있지만 덜 주목받는 주변 요소를 나타낸다. 한마디로 어떤 사건이 앞으로 나와서 이슈화되는 것을 전경이라고 하고, 뒤로 물러난 사건을 배경이라고 한다. 특정 사건에 강한 감정을 느낄 때, 그 사건이 그의 마음속에서 전경으로 자리 잡고 다른 경험들은 배경으로 밀려나게 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이 사그라들고 다른 일들이 또 생기면서 전경에서 자리 잡고 있던 사건이나 감정은 다시 배경으로 밀려나게 된다. 이렇게 되어야 우리는 새로운 일과 지금에 집중할 수 있다. 전경과 배경의 자연스러운 전환이 이루어져야 건강하고 적응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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