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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to Oct 11. 2021

아빠의 결혼식 축사

막내딸의 결혼을 축하하는 

29년 평생, 아빠에게 편지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나는 아빠의 축사가 나에게 보내는 첫 편지처럼 설레고 감동스러웠다.


아빠는 결혼식 전 한 달간을

읽고 또 녹음하며 고치고 고쳐

딸과 사위를 위한 아름다운 축사를 만들어 내셨다.


아빠의 사랑스러운 축사를 영원히 내 마음에 기록하고자 하며

또,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은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브런치에 올려본다.






사랑하는 막뚜미와 이순경!


유정아 늘 천진하고 유쾌 발랄했던 네가 이렇게 반려자를 찾아 둘이 하나가 되는 길을 찾아 

출발하는 참으로 기쁘고 즐거운 날이구나. 

오늘 너희가 한 식구가 됨을 선포하였으니 우주의 일원으로 

행복한 매개체가 되어 잘 살아갈 것을 바란다. 

한없는 축복을 내리는 바이다


이쁜 공주님으로 세상에 태어나 성장하면서 아빠의 뭇 친구들과 지인들로부터 

아주 성격이 좋은 아이라며 딸 없는 이들에게 요런 딸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러움을 느끼게 하는 

아빠에겐 보배 같은 존재였다. 

내 핸드폰 닉네임 "사랑스러운 막뚜미" 넌 그 이름대로 아빠에겐 사랑스러운 막내딸이었다. 

아빠가 괴로울 때는 아빠를, 엄마가 슬퍼할 때는 엄마를 

어린 네가 오히려 위로해주고 용기와 희망을 주는 그런 보물이었다.

내게 아픔이 찾아왔을 때는 너와큰아의 적극적이고 정성스러운 지원으로 거뜬히 이겨낼 수가 있었다.


그런 네가 한없이 맑고 깨끗하며 세상의 그 무엇이라도 포용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천사 같은 창민이와 

함께 인생길을 가겠다고 하니 우리는 그저 온 마음으로 축복만을 내릴 따름이다.

근면 성실한 창민이와 억척스럽고 알뜰한 네가 가꾸어나갈 보금자리는 

때로는 비단결 같은 꽃길이고 때로는 험한 가시밭길 일지라도 

언제나 결과는 너희가 꿈꾸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행복한 보금자리로 만들어갈 것임을 

아빠는 철석같이 믿고 또 믿는다.


사위 창민아! 일찍이 경찰에 뜻을 두고 열심히 노력하여 빠른 시점에 대한민국 경찰이 되어 

충실한 이사회의 일원이 된 점을 높이 사며 이렇게 훌륭히 성장시켜주신 

사돈 내외분께 아들을 내 사위로 내 딸을 며느리로 낙점시키심에 

우리 양가는 오늘 축배를 들며 응원을 보냅시다.


창민! 유정! 지금처럼 사랑하며 행복하게 잘 살아라!







나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버지,

폐암 말기 선고를 받으시며 나는 당시 남자 친구와 결혼을 서둘러 진행했다.

아빠 없는 결혼식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사실은 아빠 없는 나의 남은 인생이 죄책감으로 물드는 것을 나는 보았다.

아빠가 살아 계시는 동안, 나는 사랑하는 아빠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

실은 나의 죄책감을 덜며, 나의 행복을 위한 것들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아빠의 축사는 아빠에게도 큰 자신감과 자부심을 주었고

나에게도 아빠의 사랑과 진심을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나는 아빠가 여러 번 연습하며 녹음한 음성 파일을 나는 계속 반복해서 들으며 울어서

결혼식 당일에는 울지 않고 웃으며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와 남편은 아빠의 축사대로

그 후 2년이 넘게 지금까지도 사랑하며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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