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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to Oct 05. 2022

사랑하면 결혼하나요?

결혼은 언제 하는 걸까?

오랜만의 사랑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그동안에 사랑에 대하여 생각도 하지 않고 글도 쓰지 않을 이유가 있었다. 간단히 말하기엔 복잡하고 우울한 상황들이기에 그저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고 정리해본다.


그런 시간들이 지나고 나는 내년 결혼을 결정하였다. 결혼식 날짜를 잡고 결혼을 하기 위한 준비들을 진행 중이다. '결혼'이라는 키워드는 내가 사랑에 눈을 뜨고부터 계속 나를 따라다녔다. 나는 결혼을 하고 싶기도 하고 하기 싫기도 하였다. 결혼이란 사랑하는 사람과의 평생을 약속하는 일인데, 약속뿐만 아니라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어떠한 제도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결혼은 무엇일까?


결혼을 언제 할지, 우리는 정해놨었다. 서른 살이 넘으면 결혼을 하자고 장난으로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누었던 우리는 동갑내기 커플이다. 어떠한 이유로 인하여 결혼을 서두르게 되었지만, 사실은 어리둥절하다. 이게 잘하고 있는 것인지, 나는 아직도 너무 철이 없다. 이미 모든 게 결정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


요즘은 너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나에게는 관찰의 시간이다.

'이 남자,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남자겠지?'


결혼을 생각하지 않았을 때는 이런 생각은 없었다. 결혼에 평생이라는 단어를 붙이며 대단하고 중요한 일로 생각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나는 결혼을 생각할 때 계산을 하는 것 같다. 나는 무얼 계산하고 있는 걸까.

정말 솔직하게, 글을 써보자. 이 글은 나의 불안을 없애주진 않겠지만, 불안의 실체를 까발리는 글이다. 글쓰기는 언제나 나 스스로를 점검해주고 다시 진짜 내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는 그리 잘난 사람이 아니다. 사랑에 계산을 하는 것부터가 세상 멍청이가 아닐까 싶다. 이런 글을 쓰면 여러 사람에게 욕을 먹을 것 같기도 하고 만약 네가 본다면 나에게 실망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다. 스스로를 미화시키고 합리화하며 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스스로를 혼쭐을 내주고 싶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모든 시간 모든 결정을 현명하게 하도록! 그리고 나 자신에게 투명할 것.



1. 내가 손해는 아닐까 계산하는 것.

너는 키가 조금 작다. 나는 키가 평균이다. 나랑은 5센티정도 차이가 난다. 나는 네가 키가 더 크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솔직히. 글을 쓰자마자 얼굴이 빨개진다. 지우고 싶지만 그냥 계속해본다. 잘 사는 남자를 몇 번 만나본 적이 있다. 그때, 사실 우리 집이 잘 살지 못하니 부담스러우면서도 '집 문제는 걱정 없겠구나.'하고 생각했었다. 우리는 형편이 비슷해서 최대한 도움을 받지 않고 우리끼리 모아 살림을 차리기로 했다. 갑자기 미안해서 울컥하는 마음이 든다. 우리 집에는 기대도 안 하면서 사랑하는 너에게 이런 기대를 하다니. 다시는 이런 마음을 내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2.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 남자일지. 변함없이.

이제는 주변에 결혼한 사람들이 여럿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사람 사는 곳은 그냥 다 똑같은 가 그런 생각을 한다. 연예계에도 너무 사랑스러운 커플이라 알려졌던, 송혜교&송준기 커플이나 구혜선&안재현 커플도 헤어졌다. 그런 일들이 내 주변에도 일어난다. 꼭 헤어지지 않더라도 자주 싸우고 연애시절보다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술, 도박, 외도, 거짓말, 경제적인 이유, 각자의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 등이다. 나라고 이런 일이 없을까 하는 불안이 생긴다. 분명 다들 많이 사랑하기도 하고 많이 고민해서 결정한 결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행복하지 못한 날들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일들을 보고 듣다 보면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 그 불안은 절대로 네가 준 것이 아니지만 내 마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나의 행복을 위하여 상대에게 변화를 요구하거나 나의 불행과 불편을 호소하며 상대를 몰아가는 것이 아니다. 이렇듯 나는 사랑에 대하여 나만의 정의가 있다. 이것은 몇 번의 사랑을 해보며 스스로 배워나간 것이다.



그렇다면, 결혼은 사랑일까?

사랑한다면 결혼하는 걸까?



.......

결혼은 처음이다. 결혼은 제도라는 것에 의하여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워나가기에 어려움이 있다. 처음 사랑을 할 때에도 여러 번 하며 배워가자는 마음으로 하지는 않는 다. 결혼도 물론 그렇다. 나는 지금 사랑하는 너와 평생을 약속하려 하는 것이니까. 내 인생의 딱 한 번뿐인 결혼이 될 것이다.



너와 나는 참 잘 맞는 편이다. 그러나 안 맞는 것이 없지는 않다. 지금은 연애를 하니 일주일에 자주 봐야 3번이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 매일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맞을 때는 여전히 좋겠지만, 안 맞는 것이 지금보다 도드라질 수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온도의 차이이다. 나는 더위보다는 추위를 잘 타는 편이지만, 너는 더위를 훨씬 잘 탄다. 같이 살게 되면 같은 온도에서 살아야 할 텐데. 지금은 네가 더울 때 에어컨을 켜고 나는 옷을 입는다. 그런데 평생을 그렇게 맞춘다 하면 분명 싸울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 사소한 일이 쌓여 싸움이 생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자주 싸우다 보면 결국 우리의 사랑도 식을지 모르겠다. 나는 그게 무섭다.


아,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다. 너뿐만 아니라 나의 사랑을 위하여, 내가 그깟 온도 하나 못 맞추랴. 막연한 걱정을 글로 써보니 별 것 아니란 생각이 든다.


-


결혼 전에 쓴 글을 올려본다. 엉망진창 생각나는 대류 썼는지 이상하지만 기록에 의미를 두고 올려본다.

다음 글은 이 글에 대한 리뷰를 올려보겠다. 정확히 말하자면 3년 차 유부녀의 결혼에 대한 리뷰.


모두들 기대해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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