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도전 '계속' 낙방기 : 울컥하다 담담하다 지친
본격적인 구직 활동 시작 3개월 차.
여섯 군 데 이력서를 보냈다.
한 달에 두 곳은 넣은 셈.
물론 최소 몇십 군데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위해 PPT에 시나리오까지 준비한다는
요즘 청춘들의 구직 투쟁과는 비교조차
안 되겠지만 밥하고, 빨래하고, 늙고 병든 부모까지 수발하며 아련한 이력을 정리하고
낯 뜨겁지만 자기소개서까지 쥐어짜 내야 했던
내 구직 도전도 역시 고군분투임에는 분명했다.
그런데,.. 그런데!!
백전백패....!
이력서를 넣은 여섯 곳 모두에서 까였다, 퇴짜 맞았다,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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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은 서류통과, 그러나 면접에서 낙방.
나머지 다섯 곳은 이력서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확인조차 안 된다.
즉, 서류조차 통과가 안 된 거다.
뭐 그리 대단한 곳에 이력서를 넣었기에 그러냐… 묻는다면,
한 달에 20만 원 언저리부터 최고 72만 원 사이의 급여를 주겠다는 곳 들로,
심지어 정규직도 아닌 3개월, 길어야 6개월 보장(계약기간이 끝나면 다시 구직 작업을 해야 한다는 거다.
예고된 해고 노동자의 삶이라는 거지) 하거나,
자신의 능력만큼 수입을 낼 수 있는 프리랜서 식 업체들에 이력서를 낸 것이라며,
반드시 눈을 흘기며 답을 해 주겠다.(심기 매우 불편)
난 아무리 구직난이 심해도 교통비나 용돈 정도 벌 수 있는 일까지 못 구하겠냐…
코웃음 쳤던 거다.
그런데 여섯 군데 ‘모두 낙방’!
얼굴이 화끈거리고, 속에서 뜨거운 짜증이 확 밀려 올라온다.
1. 인정해라. 안 먹히는 나이다!
- 뭐든 사람 나름이라며 철통 같은 자신감으로 무장, 버텨왔는데, 이제 현실이 어떤지 알겠는가!
지금까지 멋 모르고 잘 살아왔습니다. 감사합니다.
2. 보다 냉정해지자! ‘구직, 이직, 경력단절, 무 경력’이 내 현실이다.
– 나이 오십에 구직이다. 하던 일도 아니고 자격증 하나 따서 이직하는 거다.
예전 커리어는 그냥 ‘예전에 하던 일’이다.
이리저리 엮어 도움되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는 있으나 나도 알고 너도 알고 모두 안다.
도움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진짜 도움이 되는 것의 차이.
3. 그래서 어쩔 건데…
- 겨우 여섯 군 데 넣어보고 안되더라 낙심한다면 청년 취준생들이 비웃을 일.
다시 목표를 정해보자. 열 군데? 스무 군데? 얼마큼이든 아직 그만하기엔 이르다.
(이게 맞는 생각이겠지?... 그런데 그러다 진짜 한 군데도 안 되면…)
사회에서 작아도 내가 할 수 있는 새 일을 찾는 게 어색함을 너머 낙심 언저리까지 왔다.
이미 패배, 포기, 타협.. 이런 부류의 경험을 수도 없이 쌓았는데 굳이 이 나이에 또 패배감이라니!
그냥 여기서 적절한 핑계를 둘러대고 마무리하면 그만일 것 같지만, 이젠 너무 잘 안다.
낙심이 패배감으로 변해 어느 한순간 밀려올 수도 있다는 걸.
이제 자연스럽게 내려놓기는 글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