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의 일상여행자 1화. (2018.1.25.)
쾰른 센트럴 스테이션에 도착하자마자 쾰른 대성당Kölner Dom의 첨탑을 찾았다.
와 ~~~~ 이것이 장엄인가?
쾰른 대성당의 고딕식 높은 첨탑보다, 네오 고딕양식의 교회건물보다 나를 더욱 사로잡는 것은 묵직하고 고졸한 돌로 만든 성당 외벽의 컬러감이었다. 세계대전 때조차도 폭파에서 제외되될 정도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는 쾰른 대성당이지만 그 때 당시 그을음이 심해졌다고 한다. 칙칙한 검정색과 회색 돌의 음울한 밸런스는, 비 내리는 쾰른과 쾰른 성당이 마치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공기까지 닮은 모습이랄까?
나의 스무살, 대학교 2학년 때부터 대학은사임이신 이광주 교수님이 누차 말씀하신 쾰른 대성당의 장엄을 30년 만에 비로소 본다. 쾰른 역에 내리면 쾰른 성당이 덮치듯 장엄하다던 말씀으로 쾰른 성당만 덩그러니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나의 상상은 여지없이 어긋나고 쾰른이란 도시 자체가 너무나 상냥하고 너무나 활기찬 모습으로 내게 다가온다. 하루에 2만 여명의 사람들이 쾰른 대성당을 찾는 만큼 묵직한 종교적 담론이 지배하던 세계라고 보기엔 너무나 앳되고 너무나 활차다.
특히 쾰른 성당 앞을 장악하다 시피한 독일 아줌마들의 쾌활함은 과히 말이 필요 없는 발랄함이다. 쾰른 성당의 장엄 따위는 잊은 듯 독일 아줌마들은 엄청난 재미에 빠져있다. 마치 경복궁과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는 유행처럼, 이곳 쾰른 성당 앞에는 아줌마들이 다양한 주제의 코스프레로 단체복을 맞춰 입고 사진 찍고 구호를 외치고 깔깔거리기 바쁘다.
어떤 아주머니들은 발레복 쮸쥬를 입고 추워서 레스토랑에서 나오지를 못한다. (사진을 찍었어야하는데)정말 유쾌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쾰른시의 유명한 사육제의 유습이 이런 장난스런 여행의 재미로 발전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학생들보다 더 발랄한 아줌마들과 곧 친해져 깔깔거린다. 그리고 다짐한다. 다음에 쾰른에 올 때는 나야말로 미친 발랄함과 기발함으로 무장한 패션으로 쾰른의 패피가 되어야지하고.... 하하하하
삶은 참 유쾌하다.
그리고 뭐든 직접 행하지 않는다면 우린 제대로 알 수 없다.
내가 스무 살 때 상상속의 쾰른 대성당이 너무나 장엄하고 묵직한 종교적 상징이었다면, 오늘 직접 마주한 쾰른은 유쾌한 세속적 위트가 넘치는 곳이었다. 쾰른 대성당조차도 투스탭으로 춤을 출 기세다.
시대정신에 따라 그 장소의 특징이 달라진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겠지만, 쾰른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멋진 곳이었다. 이렇듯 내 상상과 현실은 늘 다르게 재현된다. 바로 이런 재현의 방식과 현실이 다르다는 점 자체가 우리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 난 정말 무지 행복할 뿐만 아니라 순간의 행복감이란 행운 덩어리를 쥐고 있다.
너무 즐겁고 재미있다. 그래서 어쩌면 삶이 더욱 더 유쾌한 것인지도 모른다.
독일 사람들이 이렇듯 발랄하고 즐겁고 상냥한 사람들일 줄 꿈에도 몰랐다.
난 암스텔담에 이어 다시 쾰른도 떠나기 싫어진다.
이 상냥하고 유쾌하고 아름다운 도시에 더 오래 오래 머물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