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의 일상여행자 4화. (2018.1.25.)
쾰른이 매력적인 것은, 옛것과 새것이 마구 뒤섞여있다는 점?
오늘을 사는 우리가 매일 매일 생산해내고 있는 많은 삶의 양식이 곧 전통이 되기에 클래식과 모던을 구분하는 것 자체도 모호하기는 하다. 어쨌든 쾰른 성당 주변 구시가지는 매력덩어리다.
쾰른 시티 투어 중 발라프 리하르트 뮤지엄에 꽂힌 이유는 뮤지엄과 연결되어있는 수도원 안뜰의 기도하는 조각상에 매료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바로 옆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하드락 카페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제한된 시간 내에 놀아야한다면, 가장 효율적으로 극단적인 즐거움을 찾는 것 또한 현명하지 않을까? 그래서 발라프 리하르트 뮤지엄의 감동이 가시기도 전에 나는 비를 뚫고 달려간다. 쾰른 하드락 카페로.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인도 푸나에 있던 하드락카페 만큼 아름다운 공간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 특히 오늘은 매우 특별한 게스트 때문에 너무 즐겁다. 하드락카페에서 판매하는 옷과 모자, 체인, 문신 등으로 헤비메탈 가수 이상의 비주얼을 가진 아저씨는 목소리가 두 개다. 아니 인격이 두 개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하드락 카페 스탭들은 덕분에 무척이나 곤욕을 겪고 있지만, 내겐 아주 즐거운 구경거리다.
하드락 카페 바텐더가 내게 맥주를 따라주며 말한다.
“ 저 아저씨 크레이지에요. 매일 매일 골칫거리죠. ”
그래서 내가 말했다.
“ 저 아저씨 외로워서 그러는거에요. 아니면 무지 불안할거에요.”
그는 혼자서 두 개의 목소리를 내며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자가 발전한다고 해야 할까? 나와도 눈을 마주치고 말하는데도, 자세히 들어보면 그는 내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의 시선만 다른 사람을 향하고 있을 뿐 실제 대화상대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자신의 이중 자아다. 아마도 그는 많이 외롭게 살아온 사람이거나 자아가 무척 약해서 늘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가여운 사람이란 생각이 앞선다
.
그러나 하드락 카페 안에 있는 누구도 그를 이해할 순 없다. 그는 이곳에서 단지 골치 아픈 또라이일 뿐인 것이다. 하드락 카페 스탭 중 누구도 매일 저녁 찾아오는 그를 내쫓을 어떤 명분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왜냐면 그는 정당한 식사비와 술값을 내고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중 누가 그와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린 다만 겉으로 소리를 내지 않고 속으로 또 다른 자아와 다투거나 대화하거나 할뿐이다. 우리 안에 단일한 자아 하나만 있다면 어쩌면 고민도 없겠지. 심지어 우리는 자신 안에 악마와 천사까지 함께 살게 하고 있지 않나?
선과 악, 좋은 생각과 나쁜 생각, 좋은 기분과 나쁜 기분... 뭐 이런 것들이 어쩌면 악마와 천사를 대표하는 것들이 아닐까?
낯선 나라의 락카페에서 나는 순간 나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러나 인정할 수밖에 없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미친 현실에 직면한다. 사실 우린 모두 조금씩 미쳐있다.
어떤 기준으로?
나 자신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그 기준에서 벗어난 모든 사람을 우리는 비정상인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가?
자신만을 정상인으로 치부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하드락 카페의 또라이 아저씨 또한 그냥 평범한 사람이다. 적어도 허위와 위선을 가면을 쓰지 않는 정직함이랄까?
서울 하드락을 다녀왔다는 쾰른 하드락 바텐더가 도쿄 하드락 카페를 추천해줬다. 정말 멋지단다.
인도의 오쇼명상리조트가 있는 푸나의 하드락카페에 반한 이후 나는 가는 곳마다 하드락카페를 검색해서 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도쿄의 하드락 카페, 한국에 귀국하면 주말에 잠깐 다녀와도 된다. 당일치기도 가능한 가까운 도쿄의 하드락이라 더 기대된다.
내안의 내가 단 하나의 목소리로 말한다.
삶에 자유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쏘 핫한 일인가?
상상하고 마음 먹은대로 아무 곳이나 갈 수 있고, 향유할 수 있으니....
자유와 예술과 사랑은,
서로 다른 단어 같은 뜻의 딱 한 글자!
바로 ‘나!’
삶은 아름답고, 생명 있는 나의 존재와 영혼에 대한 감사는 한량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