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껍데기

새벽Tea톡 시즌 3-41

by 김은형

상쾌한 새벽 차 한잔의 힐링 새벽Tea톡 김은형입니다.




내가 매일 새벽에 커피를 마시면서 찍어 올리는 유튜브 '새벽 Tea톡'을

좀 예쁘게 잘 차려입고 찍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지인의 충고를 들었다.

새벽에 잠자리에서 일어난 컨셉 그대로

이도 닦지 않고 머리에 빗질도 되지 않은 얼굴로

영상을 통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니체가 굴 껍질에 대해 말한 것처럼

그 껍질의 볼품없음으로

초라하고 열등해보일 수 있는 것과 같다는 맥락이었다.


“대부분의 껍질이 열등한데다가 아주 초라하며

너무 껍질답기 때문에 인간의 많은 부분을 거듭 기만한다.

그리하여 숨겨진 많은 선의와 힘은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가장 맛있는 음식이 그 맛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


대체로 합리적인 유추였고 좋은 조언이었다.

아무리 내면의 알맹이가 알차고 유익한 것이라 할지라도

껍질을 열지 않는다면 결코 그 알맹이의 유익함에 도달할 수 없다.

이웃사랑과 나눔의 이슈를 내걸고 새벽 Tea톡을 시작하였으나

그 이웃들이 열등한 껍질에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면

새벽 Tea톡을 제작하는 귀하디귀한 내 새벽 2시간은 소진되고 마는 것이다.


“그렇게 헤매고 다니는 것은 ‘이웃사랑’이라는 말로 불리고 사람들은 이 말로 가장 많이 속아왔고 위선을 저릴렀다. 특히 온 세상을 힘들게 한 사람들에 의해서 . 그리고 참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오늘과 내일을 위한 계율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가장 인내심이 요구되는 궁극적인 기술이다.”


어쩌면 나는 니체의 말대로

이웃에게 나눈다는 명분을 앞세우기 전에

온전하고 건강하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더 많이 배워가야하리라.

그리고 나의 심연 가장 낮은 밑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인정욕구의 비루함과 넘치는 욕망의 폭주에 깨어있어야한다. 나는 진정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해 새벽Tea톡을 제작하고 있는 것일까? 그보다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나 자신을 더욱 드러내서 한건 하고 싶다는 치졸한 욕망에 채찍질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로또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구독자수가 한자리라는 것은 다시 생각해볼이다.

나의 욕망과 나의 현실에 솔직하게 직면하고 나니 용기가 사라진다.

아니 힘이 빠지고 의욕이 완전히 사라진다.

어쩌면 그래서 약간의 허위와 망상은 약이 되는지도 모른다.

현실은 굴껍데기처럼 거칠고 볼품없다할지라도 그가 품고 있는 알맹이의 뽀얀 속살을 모두가 열망하리라 착각하는 환각상태가 결국 우리 삶을 지탱시켜주는 환약일지도 모른다. 90%의 알약들이 플라시보 효과에 의해 사람들의 병을 치료한다는 데이터는 그래서 진실일거다. 그냥 믿는거다. 굴껍데기의 거친 모습일지라도 사람들은 내가 나누는 말들에 감동하고 힘을 얻을 거라고 그렇게 믿어의심치 않는거다. 오늘도 유쾌상쾌 통쾌한 하루라고 그냥 무턱대고 시작해버리는 거다. 의심없이 믿고 원으로 세울 때 그것은 곧 나의 현실이 된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마술은 마치 굴 껍데기가 벗겨져 흠 하나없는 속알맹이가 드러나는 마술과도 같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냥 헝클어진 머리와 닦지 않은 이빨을 드러내며 새벽Tea톡 동영상을 찍는다.




오늘도 유쾌 상쾌 통쾌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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