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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준현 Jul 05. 2020

14. 회사에서 최고의 동료를 만드는 방법

기브 앤 테이크 (Give and take)

전 포스팅에서 테리토리 세일즈 매니저로서 어떻게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는지 공유했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직 후 회사 내에서 최고의 동료를 만들었던 방법을 나누고자 한다.


텃세가 고민인가요?
(출처: 아주경제)

아주경제의 2017년 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사내 텃세를 겪어본 적이 있다고 한다. 특히 경력직으로 입사했을 때 기존 직원들이 시스템을 친절하게 가르쳐주지 않고 챙겨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기사에서는 '텃세를 극복하는 노하우'에 대한 설문 응답이 나와있는데, 술자리나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36.7%) 같이 무시한다는 응답이 뒤를 따랐다 (32.5%). 반면 먼저 말 걸고 다가가는 적극성을 보인다는 응답은 1.7%로 가장 낮았다. 어떤 모집군을 대상으로 행한 설문인지 모르겠으나, 30%가 넘는 사람들이 다소 성숙하지 못한 방법을 '노하우'라 응답한 것에 놀랐다.


이직처에서 텃세가 없다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다. 내 경우는 새로 세팅되는 조직에 합류한 것이었기에 텃세라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회사의 인사이더(insider), 즉 내부자로 받아들여지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회사의 행정시스템부터 시작해서 문화, 영업방식 등 익힐 것이 수도 없었기에 입사 이후 몇 달은 적응에 시간을 쏟았다. 회사 동료들과 두루 친하게 지냈지만 진정한 연결을 느끼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주고받기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지금, 2016년부터 17년까지 함께했던 동료들과 아직까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은 모두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매 분기 동료들과 만나 서로의 근황을 주고받는다. 그중 특히 언니라고 부르는 이 대표님과는 매우 돈독한 관계인데, 어떻게 지금의 관계에 이르게 되었나 곱씹어보았다.

(참고: 다수의 IT 업계에서는 sales representative, 영업대표를 줄여 OO 대표라고 부른다.)


그 답은 주고받기에 있었다. 한국어(주고받기)도, 영어(Give and take)도 '주기'가 먼저 온다. 우리는 두 표현 모두 왜 '받고 주기'가 아니라 '주고받기'라는 순서로 쓰이는지 섭리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애정 하는 이 대표님과

입사 후 맡은 미디어 엔터 산업군은 내게 연고도 아는 것도 없는 미지의 땅이었다. 반면 소비재(Consumer packaged goods) 산업군은 이전 직장에서 내가 확보한 고객군들이 몰려있었고, 해당 산업에 대해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이 대표님이 소비재 쪽을 담당하고 있었고, 자연스레 내 기존 고객을 대표님께 소개드릴 일이 생겼다. 기 고객 중 특히 A사 (이니셜은 회사명과 무관) 이사님과 친분이 있었고, 오라클의 CRM 솔루션에 대한 니즈도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해당 영업기회를 이 대표님께 공유했다.


단순히 연락처를 넘기고 끝날 수도 있었지만, A사에 대해서는 영업을 도와드리고 싶었다. 고객을 제대로 소개해드리기 위해 1차 미팅에 같이 갔고, 솔루션 제안 시 프랜차이즈 회사의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인풋을 드렸다.


A사를 수주한다고 해서 내가 받는 금전적 인센티브는 없었고, 혹자는 그 시간에 내 일에 더 신경을 쓰는 게 낫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A사에 대한 애착과 특유의 오지랖으로, 이 대표님을 도와 A사에 솔루션 도입을 추진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그렇게 몇 차례의 고객 미팅을 동행했고, 덕분에 영업을 10년 이상 해오던 이 대표님 옆에서 그녀의 영업 노하우를 흡수할 수 있었다. 고객을 어프로치 하는 방법, 연락 빈도 및 방안, 세일즈 메시지, 제안서 작성, 그리고 수주까지 일련의 과정들에 대해 1:1 과외를 받은 셈이다. 고객의 연락처를 넘기고 끝났다면 얻지 못했을 경험들이었다.


 후 이 대표님과 나는 회사 동료를 뛰어넘어 절친이 되었고 지금도 자주 만나 커리어 및 개인적인 고민 등을 나눈다. 그녀는 나보다 10년 먼저 같은 길을 걸었던 선배로서 현실적인 그리고 실용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영업 전장의 동료로, 고객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잘 다가갈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한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쇄신을 하는 그녀는 내게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 '디커플링'과 같은 책들을 추천해주며 이런 책들이 어떻게 인생과 영업에 도움이 되는지 설파한다. 그리고 따뜻한 언니로서 새해에는 삼겹살에 맥주를 같이 곁들이며 회포를 풀기도 한다.


회사에서는 '친구'를 만들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마음 잘 맞는 동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고받기'를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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