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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영화 <셰리 베이비>

여성 감독 '로리 콜리어'가 만든 여성 영화 <셰리 베이비>. 마약 남용과 강도로 19세에 붙잡혀 3년 간 복역 후 가석방으로 풀려난 셰리의 일상을 좇는 휴먼 드라마다. 세상 모든 것에 낯선 셰리에게는 어린 딸 알렉시스가 있다. 풀려나자마자, 친오빠 바비에게 전화를 걸어 알렉시스가 있는 오빠의 집으로 향한 것.




오랜만에 재회한 셰리와 알렉시스의 만남은 눈물겹다. 알렉시스를 향한 셰리의 눈망울은 기쁨과 그리움으로 뒤섞여있다(셰리 역을 맡은 매기 질렌할의 연기는 상당히 훌륭하다). 알렉시스 역시 오랜만에 만난 셰리에게 '마미'라고 부르는 등 그녀를 등 호감을 표한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 호감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어떻게든 독립에 성공해, 셰리를 양육하고자 하는 셰리의 의지와 결심과는 달리, 알렉시스는 바비와 그의 부인의 말을 따라 셰리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이토록 슬픈 사연이 또 어디에 있을까.
불안정한 감정과 폭력적인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셰리는 과거(범죄를 저질렀던)로 돌아가려 한다. 셰리의 가족들조차 그녀를 믿지 못해, 알렉시스를 떼어놓으려 한다. 상황이 지속되자, 셰리의 외로움은 극에 달하고 다시 마약을 하고 남자를 찾는 등 마음 속 허기를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결국 셰리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공간으로 돌아간다. 한 아이의 엄마이지만, 엄마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셰리의 모습을 지켜보는 과정에서는 비난보다는 연민이 앞섰다. 내면의 의지와는 다른 행동을 하는 모습조차 안쓰럽고 슬퍼보였다. 딸을 사랑하지만, 그래서 함께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면 어떤 심정일까. 그 심정을 온전히 느끼게끔 해준 매기 질렌할의 연기력은 가히 뛰어나다.

누가 셰리를 이 지경으로 내몬 것일까. 
비단 그녀만의 잘못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영화의 이야기는 착잡하고 슬프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밝고 화사하다. 어쩌면, 이 간극 때문에 영화가 더 슬프게 느껴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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