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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툴리>,
이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권함


<툴리>는, 이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다. 육아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우울증,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독박육아의 상황에 처한 엄마들이라면 이 영화를 통해 위로받길 바라는 마음이다.


영화 속 주인공은, 제목에서 확인할 수 있는 툴리라기보단 두 남매를 키우는 중이며 최근 셋째 아이까지 낳은 마를로다. 직장과 직업을 포기한 채, 육아에 지친 그녀를 위해 오빠는 야간 보모 툴리를 소개한다. 툴리는, 관념 상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26세의 젊은 아가씨다. 육아는 커녕, 출산의 경험도 없는 그녀가 보모로 들어온 것이다.



적잖은 충격을 받은 마를로이지만, 툴리의 따듯한 말과 숙련된 육아 능력을 확인한 후 그녀에게 자신과 어린 아이를 맡기기 시작한다. 그렇게 마를로와 툴리는 둘도 없는 절친한 사이가 되고, 마를로는 삶의 활력을 찾아나간다.


영화를 보다보면, 다소 이해되지 않는 장면과도 맞닥뜨리게 된다. 툴리는, 마를로의 남편의 성적 취향에 맞춰 의복을 입고 침대 위까지 오른다. 그것도 마를로가 버젓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것이 '반전을 불러일으키는 건 아닐까'라는 염려 아닌 염려에 빠지게도 만들지만, 이는 염려로 종결지어도 좋을 것이다. 이유는, 툴리가 실존 인물이 아닌 마를로를 위로하기 위해 세상에 잠시 내려 온 구원자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툴리를 마를로의 과거로 봤다. 마를로 오빠의 말처럼, 마를로는 과거의 자신을 되찾아야만 하는 순간에 직면했다. 꿈도, 희망을 잃고 아름다웠던 과거의 여성성까지 잃고 만 그녀는 누군가로부터 구원받아야 마땅한 순간에 직면한 것이다. 육아에 신경 쓰지 않는 남편과, 그녀를 미치게 만드는 아이들은 가정의 분열을 초래하는 원인이었다. 이것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마를로의 가정은 순탄하게 이어지지 않았을 게 분명하다. 이 때 나타난 천사 같은 존재가 바로 툴리였던 것이다.



툴리가 등장하면서부터 참담했던 상황이 따스한 온기를 품기 시작하는데, 이 분위기가 <툴리>가 지닌 매력이라 볼 수 있겠다. "전체를 치료하지 않고 부분만 고칠 순 없어요. 당신(마를로)을 돌보러 왔어요.". "실패한 삶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꿈을 이루신 거예요."라는 툴리의 주옥 같은 대사들은, 영화를 보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데우기에 충분하다.


그렇다. 현재, 독박육아에 지친 엄마들은 간혹 자신의 현재가 실패한 삶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치료해야 할 심신의 고통이 있지만, 이것들이 케어되지 않고 이미 일상화됐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관점을 조금만 바꿔 생각해 보면 이 모든 상황에 누군가에겐 부러움을 살 만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남편과 만나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아 기르는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인지시켜준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툴리>는 이 세상 모든 엄마를 위한 위로작인 동시에, 부부가 함께 감상하며 서로의 존재 가치를 깨닫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를 돕는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며 떠올랐던 영화가 있다. 프랑소아 오종의 <리키, 2009>라는 작품이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구세주와 같은 캐릭터의 등장만으로 우리의 앞날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독박육아, 육아로 인한 우울증에 지친 엄마들이여. 이 영화를 통해, 조금은 위로받기를 바란다. 이 위로의 힘을 더 키우고 싶다면 '남편과 함께 감상'하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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