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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히든 피겨스>

차별은 발전의 장애물일 뿐


차별과 편견은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서서히 이에 대한 것들의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지만, 아직도 자유로운 단계는 아니다. 현재도 이런 실정인데, 과거에는 어땠겠는가?


영화 <히든 피겨스>는, 지금으로부터 약 50여 년 전인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다룬 작품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미국을 승리로 이끌었던 NASA의 '히든 히로인'을 다룬 이 영화는, 시대성과 감동을 동시에 반영한다.


영화 속 주인공은 흑인 여성들이다. 흑인인데다 여성인 이들은 사회적 약자 그룹에 속한다. 그들은 흑인 전용 화장실과 도서관을 이용해야만 했고, 심지어 개별 커피포트를 사용해야만 하는 '수치'를 경험하기까지 한다. 그들은 실력을 갖춰도 정규직이 될 수 없었고, 바쁜 업무 중 용변을 해결하기 위해 800m 이상 떨어진 화장실로 향해야만 했다. 주변 사원들과 융합되기는커녕, 죄가 없어도 눈칫밥을 먹어야만 했다. 과연 이런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 자는 몇이나 될까?





하지만 버텨내야만 했고, 주인공들은 내외면의 고통을 딛고 결국 승리의 주역들이 된다. 개인의 역량을 발전시켜 목표로 향해 달려가는 멋진 여성들. 그들은 여느 백인들보다 훌륭한 실적을 이뤄낸다. 차별과 편견 앞에서도 묵묵하게 맡은 바를 해왔고, 당당하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외친 당찬 흑인 여성들. 사실, 이같은 플롯의 영화들은 숱하게 존재해왔다. 하지만 <히든 피겨스>가 값진 이유는, 실화 기반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실존 인물을 그린 작품들은 인물 자체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밋밋하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에 반해 <히든 피겨스>는 경쾌하고 밝다. 특히, 흑인 여성 군단이 발맞춰 걸어가는 신(scene)은 웬만한 군무 이상의 절도와 가슴 벅찬 감동을 지니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다. 그에 걸맞은 경쾌한 OST도 분위기를 북돋워준다.





이 영화를 보며 연신 떠올랐던 작품들이 있다. <헬프>와 <노예 12년> 등의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그린 영화들이다. 특히, <헬프>와는 비슷한 면이 많았다. <헬프>에서는 흑인 여성들의 삶을 면밀하게 보여지는데, <히든 피겨스> 등의 인종차별(편견)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적극 권하는 작품이다.


능력과 인내 등의 내면적인 것들은 인종과 성별의 잣대로 판단지어져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것들은 훌륭한 결과로의 장애일 뿐이다. <히든 피겨스>는, 이 점을 상기시켜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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