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 욕심을 덜고 싶다면
책 <마음 쓸기>는 대만의 유명 수묵화가 리샤오쿤의 시화집이다. 그림뿐 아니라, 글과 선(禪)까지 실행했던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재능을 여과 없이 발휘하는 동시에 독자들에게 마음의 정화를 돕는다.
총 58폭의 짧은 선시와 그에 덧붙인 선화들로 구성된 이 책들은, 걱정과 번민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만들어줄 것이다. 우리는 자신뿐 아니라, 타인으로부터도 고통받는다. 사실, 대부분의 걱정과 고민은 타인과의 생활에서부터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 탓을 하자는 건 아니다. 타인과 생활하면서 오는 비교, 경쟁 심리가 걱정과 욕심을 불러일으킨다는 뜻이다. 물론, 이 문제들의 근원은 자신이다.
타인과의 생활은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걱정과 번민, 욕심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을 다스려야만 한다. 아마, <마음 쓸기>가 도움을 줄 것이다.
돌이켜보건대, 욕심이 수많은 화근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그래서, 수많은 현자들은 '욕심을 비워라' '마음을 비워라' 등의 말들을 강조해왔다. 무조건 채우려고만 드는 현대인들에게는 고개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들이지만. 우리가 거듭 채우려 들기 때문에 비어있는 것에 안달하고 자꾸 무언가를 욕망하게 되는 악순환에 셍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 리샤오쿤은 마음을 쓸고 쓸어 비워내라고 말한다.
마당을 쓸고 마당을 쓸고 마음을 쓸어낸다
마음은 깨끗해지지 않고 마당만 깨끗해지네
내 마음속 낙엽을 모조리 쓸어내고
먼지 가득한 세상을 비웃으리라
나는 위 글을 접하면서, 청소할 때를 떠올렸다. 마당이 있는 집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니, 마당 쓸 일이 많지는 않은데 집 청소를 한다. 단순히 필요에 의해, 쉽게 말해, 더러워서 청소를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청소에 집중하면서 다른 생각들을 잊곤 한다. 또한, 깨끗해진 공간을 보며 뿌듯해하기도 한다. 마치 내 마음이 깨끗해진 것처럼 말이다. 청소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는 사람들을 종종 봐왔다. 그들의 마음도 저자의 그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또한, 저자는 '갖는 것과 차지하는 것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짐, 그러니까 욕심을 버리라고 말한다.
가짐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차지함은 과분하고 무거운 짐이다
너무 많이 가진 것은 차지함이고
너무 많이 차지한 것은 욕심이라 한다
중생들이 차지함에 짓눌려
무거운 짐의 고해 속으로 깊이 가라앉아 있구나
반성하게 만드는 글이다. 너무 많은 것을 차지하려다 보니, 욕심이 생기고, 이것은 결국 짐이 된다는 것이다. 이 욕심 때문에 '깊이 가라앉고' 마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꼭 필요한, 그렇기에 가져서는 안 될 것들이 아닌데 우리는 그렇게 욕심 부리며 손에 넣으려 한다. 더 가지려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교'라고 생각한다. 남들은 있는데 나만 없는 경우, 우리는 욕심을 부린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삶.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태도를 지녀야 할 것이다.
<마음 쓸기>는 이렇게 간략하지만 마음을 두드리는 시와 함께, 동자승이 있는 감성적인 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어, 읽고 보는 매력이 있다. 마음이 복잡하다면, 번뇌를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분들께 권해드리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