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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매거진(Nau Magazine)_
타이베이편


나우 매거진 2호 '타이베이'편을 접했다.
나우 매거진과의 첫 만남이 타이베이와 이어져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더 특별한 느낌이었다.
작년 9월께 홀로 떠났던 대만 여행의 추억을 곱씹으며 읽었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티 매거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우 매거진은 여느 여행 잡지들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한 도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번 타이베이 편에서는, 우리나라와 닮아있는 대만의 역사와 함께 수도 타이베이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더하여,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인터뷰를 통해 문화와 국민의 가치관을 보여준다.

필자의 대만 여행 당시에도 끊임없이 느꼈던 친절한 국민성을 나우 매거진에서도 언급한다.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국민성은, 그들의 문화와도 관계가 깊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서양이 만나고,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는 도시이기에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 국민들. 그들은, 타이베이편 주제어라 볼 수 있는 '노우신생'에 기반해 생활해왔기에 공존, 화합 등을 자연스레 몸에 익힌 것이 아닐까.



대만에는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일궈낸 위대한 이슈가 있다. 작년이다. 아시아 최초로 동성애자 결혼 금지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났었던 것. 매년 LGBT 행사가 성대하게 열리며, 성 소수자와 일반인이 어우러지는 곳이 바로 대만이다. 더하여, 이들의 여권에는 성별 표기에 남녀 외 '무'란도 존재한다고 한다. 가히, 파격적이다. 성 정체, 지향성은 단지 그것 뿐임을, 그렇기에 어떠한 차별 없이 지낼 수 있어야 한다는 휴머니즘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대만 국민들의 가치관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필자의 지인 중 성 소수자들이 있는데, 그들이 '대만 여행을 꼭 가보고 싶다'는 말을 꺼냈던 때가 떠오른다. 돌이켜보면, 성 소수자를 소재로 한 대만 영화들을 많이 봐왔기도 하다.

나우 매거진은 더욱 과감하게 성 소수자를 보여준다. 트렌스젠더이지만 제 일에서 성공한 사람의 인터뷰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과 주체성, 자유 등을 각인시킨다.

노우신생.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화합을 느낄 수 있는 타이베이. 실제로 필자 역시, 타이베이에서 'Old&New'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타이베이의 랜드마크라 볼 수 있는 '타이베이101'의 화려함과 조금만 벗어나도 만나볼 수 있는 노포들의 어우러짐은 아이러니하면서도 묘한 궁합을 자랑했었다. 일방적이지 않은, 다양한 멋을 안고 있는 타이베이. 아, 다시 여행을 향한 욕구가 샘솟는다.

비단 타이베이뿐 아니라, 대만 전체를 놓고 보면 이곳은 인공과 자연이 두루 어우러진 곳이라 볼 수 있다. 섬나라인 대만의 강, 바다 풍광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단수이강, 예류지질공원, 푸롱해변 등에서 느꼈던 각기 다른 매력의 풍광들. 그와 반대로, 화려하디 화려한 타이베이 시 일대의 풍광은 마치 다른 나라로 여행온 듯한 착각을 불러올 정도였다. 우리나라 역시 현 실정은 이와 비슷하다. 개발을 향하고 있는 도시와 그렇지 않은 시골 풍경은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인다. 하지만, 대만과 우리나라가 다른 점은 대만은 옛 것을 존중하고자 하는 바가 크다는 것. 반면, 우리나라는 개발만을 향해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산들을 있는 그대로 '제발, 잘' 보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흥미로웠던 점은, 타이베이 편을 통해 우리나라를 돌아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의 '도플갱어' 같은 존재이자 데자뷔를 일으키게 하는 대만을 고찰하면 한국 사회의 빛과 그림자를 볼 수 있다. 한국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반사경 같은 나라가 바로 대만이다.' - 매거진 중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근대화를 이룬 나라 대만. 우리가 걸어왔던 과정과 흡사하고, 교육 면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앞서는 면모도 갖추고 있는 대만. 나우 매거진은, 이같은 역사도 놓치지 않고 알려준다. 직접 가본 도시이자, 우리나라와 비슷한 나라(도시)를 다뤄서인지 큰 관심 없는 역사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노우신생'에 걸맞은 타이베이의 일곱 공간을 소개하는 챕터는 특히 인상깊게 읽었다.
이 테마 여행, 한 번 가봐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매거진에서 소개한 국립 타이완대학교, 베이터우 도서관, 타이베이 필름 하우스, 보파라오 역사거리, 대만 최초의 왓슨스 등은 오래된 것의 가치를 존중하고 삶 속에 그대로 받아들인 채 존재하고 있는 곳들이다.

'오래된 건물은 도시에 활력과 다양성을 불어넣는다. 새로운 건물은 언제든 다시 지을 수 있지만 오래된 건물이 지니고 있는 가치는 단시간에 만들어낼 수 없다. 오래된 건물의 가치는 시간만이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 매거진 57p

한편, 오래된 것뿐 아니라 더 건강한 시, 국가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 친환경적인 활동들을 실행하는 아티스트들의 인터뷰를 읽는 시간도 재미있었다.



중화권에서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자유를 동시에 누리는 유일한 국가 대만, 그리고 그곳의 수도 타이베이. 여행을 좋아하지만 역사에 무지했던 필자마저 감동시킨 나우 매거진. '진짜 여행은 살아보는 것'이라는 멘트가 연거푸 스칠 정도로, 이 매거진을 읽는 동안, 꽤 긴 시간 동안 타이베이에서 살아본 듯한 느낌에 젖을 수 있었다.

같은 듯 다른, 다른 듯 비슷한 대만. 나우 매거진이 정의한 타이베이의 키워드를 나열하며 서평을 마무리지을까 한다.
1. Urban Regeneration:
타이베이 올드 하우스 문화 운동, 도시 재생 전지기지 등의 캠페인이 활발한 곳
2. Unexpected Rainy City:
아열대 기후에 걸맞은 생활 방수와 보온 기능성 의류의 보편화, 겉보다는내실 갖춘 스타일 선호
3. Independent and Connected:
책 순례자의 도시_24시간 열려있는 '칭핀서점' 및 독립서점이 성행한 곳, 타이베이 사람들은 어디서든 책을 읽는다.
4. Everyday Small Gathering:
외식 문화가 보편화된 곳. 야시장이 활성화돼 있는 등 소박하고 다양한 미식의 천국
5. Human Right and Cultural Diversity:
다름을 포용하는 평등과 문화 다양성의 도시
6. Cultural Hub:
찻잔에 담기는 사유의 시간_명차 브랜드가 굳건히 거리를 지키고 있고,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깊은 찻집이 즐비한 곳
7. Eco Friendly City: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푸른 빛의 적응형 도시_시민 1명 당 가장 높은 녹지 공간 비율을 자랑하는 도시로, 자전거 도로의 활성화, 전기 스쿠터 구매 시 보조금 지원 등 친환경을 지향하는 도시
8. Creativity Platform:
창조하는 모두에게 열린 플랫폼_화산1914, 아티스트 빌리지, 송산문창원구 등을 통해 창조적 혁신을 위한 지원과 기회의 플랫폼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도시




나우 매거진을 접하며:

편견도, 차별도 없이 타국의 도시를 소개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여느 여행 책자들과는 달리, 보다 타국의 삶 속에 '깊이 들어가 들여다보는 점'이 인상깊었다. 더하여, 타국의 문화와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정보지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으며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생각도 읽어낼 수 있었기에 보다 견문을 넓힐 수 있었다. 테마여행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특히 추천하는 매거진. 콘텐츠뿐 아니라 비주얼까지 훌륭하다. 감성적인 사진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 여느 매거진들과는 달리, 트렌드와 무관하기에 '소장 가치 다분'하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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